(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년 연속으로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 기록을 또다시 남겼다. '퍼포머'로서 최초로 무대에 올라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1월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드(2020 그래미 어워드)에 퍼포머로 참석해 래퍼 릴 나스 엑스,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무대를 꾸몄다. 이날 무대에서는 릴 나스 엑스가 회전하는 무대에서 옆 방으로 이동하자, 선글라스를 끼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방탄소년단이 등장해 릴 나스 엑스와 함께 여유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에 단독 공연이 아닌, 지난해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로 빌보드 핫100 차트 19주 연속 1위를 석권한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함께하는 형태로 무대를 장식했다. 지난해 7월 멤버 RM이 '올드 타운 로드'의 리믹스 버전인 '서울 타운 로드'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됐다.
앞서 지난 23일 그래미 어워드 측은 방탄소년단이 퍼포머로 참석한다고 알렸다. 방탄소년단이 퍼포머로 참석하는 것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이다. 특히 지난해 최우수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참석한 데 이어, 2년 연속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올라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래미 어워드는 음반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지만, 비영어권에 대해선 배타적이라 보수적 성향의 시상식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그렇기에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으로 그래미 어워드에 얼굴을 비쳤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아시아권 보이그룹이 그래미 어워드에 선 것은 물론, 지난해 그래미를 주최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의 투표 회원, 그래미 뮤지엄에 슈트가 전시되는 등 그래미와 인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다.
이에 대해 외신도 주목했다. 버라이어티는 "방탄소년단은 2019년 여러 기록을 깨뜨린 그룹이다. 미국 시장에서 1년 내 앨범 세 장이 1위에 올랐는데, 이는 그룹으로 비틀스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서는 제외됐으나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투표 회원이 됐고, 지난해 본 시상식에서 착용한 그들의 슈트는 그래미 뮤지엄에 전시된다"라며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했다. 타임은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는 새 역사를 썼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그룹이 공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이들의 출연은 짧았지만 훌륭했다. 평소의 각 잡힌 군무와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와 다르게, 슈퍼그룹의 캐주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라고 호평했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제62회 그래미 어워드' 단독 무대가 아니었기에, 1분이 채 되지 않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이번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팝가수와 외신 등은 보수적 성향의 그래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롤링스톤지는 "그래미가 너무 뒤처져있다"고 지적했고,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할시도 "후보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지만 누락됐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이 비영어권에 특히나 배타적인 그래미 어워드에 2년 연속으로 참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방탄소년단 RM은 제62회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서 이 같은 바람을 담아 "내년에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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