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정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 수가 15명으로 늘며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취업을 위해 각종 인증시험을 피할 수 없는 청년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비용을 지불한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수험생이 집결할 수밖에 없는 시험을 피하거나 미루고 싶지만 환불규정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3일 교육계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은 신종 코로나로 토익, 한국사능력시험 등 예정된 시험을 치러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시험장에서의 전염을 우려하며 주최 측에 신종 코로나 관련 환불규정을 만들어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날(2일) 오후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박모씨(22)는 3월28일 예정된 9급공무원 검찰 행정직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면서 "학원에 나오는 수강생들이 확 줄어 3분의 1은 안 나오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인터넷 강의로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토익과 7급 행정직 시험을 준비 중인 윤모씨(22)는 "오늘 토익 취소하더라도 60%밖에 못 돌려받는다"며 "저같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만약 취소하는 경우에 전면 환불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한국YBM 홈페이지에는 아직 신종 코로나 관련 환불 공지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고 시행하는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우한폐렴 확진, 의심 증상으로 1월31일부터 2월8일까지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진료확인서나 소견서 등 입증서류를 제출하면 환불해준다'는 공지를 올렸다.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아닌 수험생은 환불을 받기 어려운 셈이다.
9일 예정된 토익시험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 홍모씨(30·여)는 "시험은 일단 보러 가야하지만 마음이 또 바뀔지는 모르겠다"며 "만약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많이 생기면 취소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22일에 한국어능력시험도 앞둔 그는 "한국어능력시험은 1년에 4번밖에 치러지지 않아 어쩔 수 봐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종로의 한 토익학원 관계자는 "시험 일정에 맞춰 학원 수업을 들으려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환불하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며 "신종 코로나 관련 예방 조치를 문의하는 학생들의 전화가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A학원은 현재 소독제와 마스크를 준비해 놓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신종 코로나에 따른 시험 취소를 문의하는 글이 늘고 있다. 한국사시험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아무래도 한 학교에 사람들이 엄청 모일 텐데 걱정이다. 시험날짜 변경 가능성이 있냐'는 문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아울러 예정된 자격증 시험을 취소해야 하냐는 고민 상담 글도 종종 목격됐다. 취준생 커뮤니티에는 '2월 말 시험을 취소할까요' '공공장소는 위험한데 걱정' '시험장에 마스크 안 끼면 입장 불가 등의 최소한의 대책이 마련돼야'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한편 한국토익위원회는 이날 뉴스1에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해서 대책을 논의 중이며 추후 결정되면 공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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