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코로나 여파로 中 상해 증시, 8%대 하락 개장
中증시 휴장기간…아시아국가 外人자금 이탈 이어져
증권가 "중국 증시 변동성이 장 흐름 좌우할 것"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글로벌 증시에 파란불을 일으켰다.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마치고 열흘 만에 중국 증시를 중심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증시는 전 거래일(2976.53) 대비 259.83포인트(8.73%) 내린 2716.70에 거래를 시작했다. 중국 증시의 이같은 급락은 휴장 기간 동안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춘제 연휴 이후 열흘 만에 개장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현지 시각) 중국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3년 당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 수 349명을 넘어선 수치다.
중국 정부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인구 이동 제한 및 재택근무, 외출자제 권유,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무상 환불, 관광지 임시 휴장 등을 조치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 외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글로벌 증시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는 3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 우려에 대폭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3.41포인트(2.09%) 하락한 2만8256.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3일 전 거래일 대비 330.91포인트(1.43%) 하락하며 2만 2874.27에 개장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주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세계 경제 활동 침체에 대한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일본 증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119.01)보다 32.40포인트(1.53%) 내린 2086.61에 출발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중국의 춘제 동안 먼저 개장해 하락 폭이 더욱 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설 연휴가 끝난 첫 개장일 지난달 28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5.76% 하락세를 탔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에서도 아시아를 중심으로한 하락세가 더욱 거센 이유는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증시를 중심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견된 지난달 20일 이후 31일까지 열흘 동안 한국 증시에서 1조7302억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증시에서도 같은 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 증시 개장이 춘절 연휴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연기되자, 중국 증시와 일부분 연동되는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특히 미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투자심리가 위축해 뉴욕 증시의 낙폭이 컸다"며 "이로 인해 국내 증시 역시 이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날 장 흐름은 중국 증시의 변동성에 따라 변화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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