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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北, 중국에 신종 코로나 지원금…김정은 속내는

뉴스1

입력 2020.02.03 13:47

수정 2020.02.03 13:4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환송을 받고 있다.(CCTV 캡쳐) 2019.6.21/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환송을 받고 있다.(CCTV 캡쳐) 2019.6.21/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발병으로 국가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위문을 담은 서한과 지원금을 전달한 가운데 '지원금'을 전달한 사례는 이례적이라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1면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에게 중국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전염성 폐렴을 막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서한을 보내시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김 위원장이 위로 서한을 보낸 소식을 다뤘다. 인민일보는 "김 위원장이 서한에서 시진핑 주석의 지도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 인민이 전염병 저지전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방역 일선의 공산당원과 의료진에 안부를 전하고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위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서 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수립 70주년을 기념해 보낸 것 이후 처음으로 알려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원금'을 보냈다는 점이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1월31일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지원금을 보내였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매체들은 지원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또한 그 액수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등과 같이 중국에 점염병이 창궐할 때도 지원금을 보내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쓰촨성 대지진 위로금으로 10만달러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은 지원금을 전달한 것을 두고 그 액수는 크게 의미가 없으며 금액이 얼마든 지원금을 보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인 대북 제재로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지원 액수가 비교적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본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원금을 보냈다는 것도 결국 양국 간의 신뢰를 보여줬다는 점, 우정을 강조했다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며 그 지원금의 액수가 얼마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을 자신들의 경제력을 과시한다는 것보다 사실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사실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양 교수는 "이미 신년사를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외화난을 극복하고 경제력을 과시할 이유는 없다"면서 "사실 경제난을 겪고 있음에도 그럼에도 중국에 돈을 지원할만큼 중국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해석했다.

또 극심한 경제적 대북 제재 상황에서 향후 중국을 외면할 경우 더 어려운 경제난으로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을 의식하는 차원에서 지원금을 보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감염증 예방을 이유로 선제적, 전방위적으로 사실상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고 있는 것이 중국에 대한 적대감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고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서한을 보내면서 북한이 '한집안 식구' '친혈육'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도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신문은 "우리 당과 인민은 중국에서 발생한 이번 전염병 발병 사태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한집안 식구,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며 "형제적 중국 인민들이 겪는 아픔과 시련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돕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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