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임기 세번째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 나서는 가운데 북미 협상 재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두 번의 연설에서 상반된 대북 메시지를 전했다. 2018년 1월30일 첫 연설에선 탈북민 출신의 인권운동가로 최근 정치권에 영입된 지성호 씨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추구는 매우 이른 시일 내 우리 본토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최대 압박 정책을 진행한다"고 했다.
이어 "그 어떤 정권도 북한 독재자만큼 잔인하게 시민들을 억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정권의 타락상만으로도 핵 위협의 본질을 알 수 있다"고 북한을 맹비난했다.
하지만 2019년 2월5일 연설에선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4·27 판문점회담, 5·26 남북정상회담, 6·1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방문,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까지 2018년에 대화 기조가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고 강조하며 "김 위원장과 나는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공식화했다.
또 "우리의 과감한 새 외교 정책의 하나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역사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귀환했고, 핵실험이 중단됐으며 15개월 넘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과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등이 열리며 모멘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실제적인 성과는 없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해 연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향후 북미 관계를 "교착상태의 불가피한 장기성"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의 적대시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새 전략무기 개발 의향을 시사하고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위협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래서 이번 연설에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점과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엔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다만 지난 1년간 비핵화 협상에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큰 비중은 차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현재 진행중인 방위비분담 협상을 언급할지도 관심사다. 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지난해 말 종료돼 협정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대폭 증액 압박을 이어가고 가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지난달 말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SMA 협상과 관련해 "시간이 촉박하다"며 "한국은 미국이 이미 그렇게 했듯이 협상에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오는 4월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60일 전 사전 통보 절차를 시작했다"며 한국인 근로자들을 볼모로 한국을 압박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달 16일 이례적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을 싣고 "한국 방위에 미국이 제공하는 기여는 현장 미군주둔 비용을 크게 넘는 것"이라며 "한국은 자국 방위를 위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이바지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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