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지현 인턴기자 =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형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18대가 전국 12개 식당에서 운영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 2019년 11월 론칭한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는 실내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이다.
지난 11월 딜리를 최초로 도입한 서울 방이동 메리고키친을 방문했을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서빙로봇은 생소한 존재였다.
"맛있게 식사하세요"
식당알바의 흔한 말이지만, 이 대사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다. 방이동 메리고키친의 로봇서버 '딜리'가 요리를 주문한 테이블에 도착하자 나오는 소리다. 그런 딜리를 보는 손님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도 연신 들려왔다. 서빙하는 로봇이 마냥 신기해서다.
딜리는 점심시간 쉴 새 없이 일했지만 '화면에 띤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무리 바빠도 밝은 미소를 유지하는 딜리는 이미 '프로'였다. 지각하고, 당일날 갑자기 출근하지 않는 '인간 알바'에 비하면 사장님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권향진 메리고키친 대표가 딜리를 채용한 계기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추천이었다. 김 대표와 친분이 있었으나, 그가 제안한 공유주방 등 다른 협업은 모두 거절해왔다. 그러나 로봇직원은 시도해 볼 만하다고 판단해, 요청에 응했다.
권 대표는 "8월 딜리를 들인 이래 고장 난 적도 없고 사람이 싫어하는 일도 곧잘 한다"며 딜리의 돌쇠같은 면모를 칭찬했다. 그렇다면 이제 아르바이트생을 더 뽑을 필요가 없겠다는 질문에는 "완전한 대체 수단이라기보다는, 도움은 주는 역할"이라고 답했다.
"로봇과 인간 중에 고르라면 로봇이에요"라며 오창석(30) 메리고키친 홀매니저는 딜리를 극찬했다. 4개월 동안 함께 일하며, 접시 수십개를 들라고 해도 쏟은 적이 없었다. 서빙해야 하는 테이블을 헷갈리지도 않고, 일하기 싫다고 아쉬운 소리를 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몇시간을 일해도 쌩쌩하다. 실제로 4시간 완충 시 최대 24시간을 작동한다. 이렇게 '돌쇠'같은 알바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돌쇠딜리를 향한 모든 손님의 평이 식당 관계자처럼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로봇직원의 소식을 듣고 식당을 방문한 신지원씨(29)는 "기대한 것처럼 신기하진 않다"며 "주문도 못 받고, 음식을 건네주지도 못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음식그릇만 나르는 딜리에 실망한 모습이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딜리가 가는 길은 무인식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딜리의 목적은 종업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식당 측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에서도 로봇직원 채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중국 최대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이자 홍콩 거래소 상장사인 '하이디라오'가 1억5000만 위안(245억원)을 투입한 스마트 레스토랑이 베이징에 1호점을 오픈했다. 딜리와 같은 로봇직원이 서빙을 한다. 미국에서는 햄버거와 피자를 직접 만드는 로봇도 등장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