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종 코로나 직격탄' 현대차 울산공장 가동 중단…부품 대란 위기감↑

뉴스1

입력 2020.02.04 13:31

수정 2020.02.04 14:00

지난달 31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퇴근하는 모습. (뉴스1 DB) 2020.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지난달 31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퇴근하는 모습. (뉴스1 DB) 2020.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여파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생산 라인 가동 중단과 감산에 돌입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국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공급받아 왔는데, 물량 자체가 많다 보니 이를 당장에 대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한폐렴 사태 악화에 따라 완성차 조립에 필요한 다른 부품 역시 공급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모양새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중단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현대차 울산5공장의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 생산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 G90, G80, G70 등이다.

기아차도 화성 및 광주공장의 감산에 들어갔다. 생산 라인은 가동하면서 조립하는 차체의 투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다.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분이 소진되면서 생산 라인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가동 중단은 전 공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 실무협의를 열고 탄력적으로 생산 라인별 휴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휴업 일정은 사업부별 협의를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현지 상황에 따라 와이어링 하니스 외에 다른 부품 역시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에 60여개 공장을 보유한 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보쉬의 현지 공장 가동 중단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발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면 대대적인 휴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기아차는 동남아에서의 와이어링 하니스 조달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중국에서 생산해온 협력 업체들은 국내 공장의 생산 비중을 늘려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니스의 중국 물량을 100%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우선 중국에서 공급하던 물량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또다른 문제는 원가다. 국내 생산량을 늘릴수록 비용은 증가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여러 부품을 중국 공장에서 공급받아 왔다.

이번 사태를 통해 완성차 업계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부품 공급망이 붕괴됐을 경우에 대비한 '플랜B'를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업체와 전속 거래를 맺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공장 가동 중단은 결국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절벽에 빠진 중견 3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와이어링 하니스 전량을 중국 공장에서 공급받았던 쌍용차는 현지 공장이 멈추자 4~12일 조업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해 당장 휴업은 면했으나 공급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주말 국내공장에서 예정됐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르노삼성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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