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뉴스1) 권혜민 기자 = 눈 없는 겨울날씨와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 확산으로 강원지역 스키·보드장비 렌탈 업계가 울상이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무색하게 낮 기온이 영상으로 유지되는 이상고온 현상이 잠깐의 기간을 제외하곤 12월부터 지속돼 온데다 지난달 초 내린 비는 슬로프마저 망가뜨려 스키장들을 울상짓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속 최근 리조트 숙박 예약 취소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만난 도내 한 리조트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지난달 말부터 예약손님들이 숙박을 취소하고 있다. 취소 건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자 100명이 넘는 중국 단체손님들이 위약금을 물고 먼저 예약을 취소했다"며 "따뜻한 날씨와 신종 코로나 사태 속 스키장을 계속 운영한다고 해도 적자가 날 것은 뻔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철 장사로 1년을 버티는 장비 렌탈 업계가 큰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평창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에서 렌탈숍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가 역대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가 더 최악이다. 작년 매출의 60~70% 정도 될까 보고 있다. 눈 없는 날씨에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까지 터져 리조트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니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강원도에서 추운 곳으로 유명한 평창 대관령을 기준으로 올 겨울 시즌 월 평균 기온은 영하 3도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평년 기온에 비하면 기온은 약 2도 정도 상승했으며 눈의 고장이라 불리는 이곳에서조차 눈 구경하기 힘든 겨울이 지속되고 있다.
임종천 봉평 휘닉스 지역발전협의회장은 "스키장이 위치한 현지 날씨보다는 손님들이 사는 곳의 날씨가 중요하다. 눈이라도 내려야 '스키 타러 가자'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경상도에 눈이 내리면 2~3주는 정말 바쁘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눈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도내 한 또 다른 스키장 인근에서 숍을 운영하는 B씨는 "40년 정도 숍을 운영했는데 이렇게 손님이 없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주말 좀 나아지나 싶었지만 월요일 하루 고작 5팀이 다녀갔다. 알바생 2~3명을 채용해 여기서 먹이고 재우며 장사를 한 것도 옛날 얘기다. 내년에는 폐업하는 가게도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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