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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한중은 운명공동체…역지사지해야" 협력 강조

뉴시스

입력 2020.02.04 17:04

수정 2020.02.04 17:04

"각국 WHO 권고 따라 과학적 결정 내려야" 韓조치엔 "많이 평가 않겠다…WHO 근거해야" "가까운 이웃" "운명공동체" 우호적 협력 강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전인대 위원장 韓 방문" "中 많은 어려움에도 韓 교민 철수 편의 제공" "역지사지하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대응해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한국 정부의 후베이성 체류·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억제를 위해 여행과 교역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는 한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한중 관계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 "명실 상부한 운명공동체"라고 추켜세우며 한국 정부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4일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달 30일 부임한 후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장도 제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이뤄진 이례적인 행보다. 싱 대사는 과거 주한중국대사관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대표적인 '한반도통'으로 이날 유창한 한국말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우선 싱 대사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전면적이고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며 "예방과 통제, 치료가 모두 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이 취한 많은 조치들은 '국제보건규칙' 요구보다 강력하며, WHO가 중국 정부의 방역 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특히 싱 대사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하면서도 "여행과 교역 제한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인용해 국제 사회의 '빗장 걸어 잠그기' 행보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염병 상황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대면하는 도전으로 세계 각국이 차별을 기피해야 하고 국제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며 "WHO는 세계 보건 분야의 가장 크고 권위있는 기구인 만큼 관련 국가들이 WHO의 건의에 의해 과학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했으며, 일본도 2주간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키로 했다. CNN에 따르면 세계 62개국이 중국인 방문자 입국 금지와 중국행 노선 중단 등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한국 정부 역시 이날 0시를 기해 중국 후베이성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감염증 유입 위험도가 낮아질 때까지 입국을 금지키로 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해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은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입국제도 역시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싱 대사는 한국의 조치에 대해서는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장 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기구다. WHO에 근거했다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며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커지고 있는 '전면 입국 금지' 여론을 겨냥해 중국 측의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싱 대사는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가 발생했을 당시 한중간 교류를 설명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사스 사태 당시에 한국 대통령이 첫 번째 국빈 방문을 했다. 당시 저는 담당 과장이었고, (한국은) 우리를 지지한다고 했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도 다른 나라들이 이런 저런 조치를 취했을 때 전인대 위원장을 모시고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분들은 우리를 만나면 고맙다, 괜찮은 이웃이다,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전염병 사태가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자국민을 잘 보호하는 동시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역지사지하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 발생 후 한중이 긴밀히 소통했으며,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 교민 철수에 대해 지지 및 편의를 제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한 폐렴 사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중국 측은 자신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으며 한국 측의 교민 철수에 대해 지지 및 편의를 제공했다"며 "우리는 한국 친구들과 손을 잡고 함께 노력해 이번 방역 저지전에서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는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의 지원에 대해선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주듯'라는 표현을 인용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이 자금과 물자를 제공해주고 물심양면으로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고 있어 중국 국민 전염병과 전쟁에 큰 힘을 실어줬다. 이 따뜻한 정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4. mangusta@newsis.com
한편 이날 외교부는 상호 협력을 통해 전염병 사태를 극복해 나가자는 데 초점이 찍혀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한중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면서 극복하기 위해서 한중 양국 간에 긴밀한 소통을 해왔고 앞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필요한 부분은 적극 또 협조하고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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