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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지털화폐 발행에 맞대응.. 美·유럽·日, 국제 표준 만든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6 17:56

수정 2020.02.06 17:56

【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박종원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유로 등 기존 통화질서에 대항해 디지털 화폐(CBDC)발행에 나서자,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통화'를 둘러싼 규범과 국제 표준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국 등 일부국 중앙은행과 페이스북 등 민간업체의 디지털통화 유통 움직임에 대응해 비로소 디지털통화 규범 만들기를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레이어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디지털통화 연구에 착수한 사실을 공개했다.

연준의 이런 움직임은 디지털 통화 발행 움직임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통화에 관한 국제규범 카드로 중국과 민간기업의 독주를 제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준 내부에선 디지털 통화의 파급력과 흐름을 감안, 경우에 따라선 소극적 차원에서의 발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달러의 중요한 역할을 감안할 때, 연준이 디지털 화폐와 관련된 연구와 규범 개발의 최전선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연준 내부에서 민간 기업이 암호화폐를 통해 세계 금융체계를 점령,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 개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통화를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봐 온 유럽중앙은행·일본은행·스위스 중앙은행·영란은행·스웨덴 중앙은행 등 6개 중앙은행이 오는 4월 미국 워싱턴에서 디지털 통화 공동연구를 위한 첫 총재 회의를 개최한다. 이들 6개 중앙은행의 공동연구는 △총재 △부총재 및 이사 △국장 등 실무급 등 3개 레벨로 나눠 진행된다. 오는 6월 중간 보고서를 거쳐, 올 가을 중으로 디지털 통화 발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통화 규범 제정'으로 통화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걸 공동의 목적으로 하나, 속내는 제각각이다. 스웨덴과 스위스 중앙은행은 중국처럼 디지털 통화 발행에 가세할 잠재 후보군들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내년도에 e크로나라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본은행은 디지털 통화 발행에 부정적이다.
일본의 의도는 디지털 통화 국제 표준 제정으로 그 흐름과 속도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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