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오라클, 줄이어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에 이어 올해 카카오, KT 등 기업들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이전을 검토하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국산 DB '티베로'를 메인 업무 DB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오라클 DB 위주 구조를 바꿔 3년 안에 전사 차원의 DB 가운데 50% 이상을 티베로와 오픈소스로 사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연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전면 걷어낸다. 연내 오라클 DB를 마이SQL 등 오픈소스 DB로 전면 이관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포털사이트 다음과의 합병 후 오픈소스 DB 전환에 속도를 내며 오픈소스 마이SQL 위주로 시스템을 구성, 오라클 시스템에 있던 DB를 마이SQL, 몽고DB, 포스트그레SQL 등 다양한 오픈소스DB로 이관했다.
KT도 사용중인 오라클 DBMS의 유지보수 업체를 바꿨다. 오라클DB의 유지보수를 리미니스트리트로 변경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오라클 대체제 없다"
이 같은 '탈 오라클' 움직임에도 현재까지 오픈소스 기반의 DB는 오라클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성능이 뒤쳐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도의 리스크를 안고 도전할 기업들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현재까지 오픈소스로 비용을 들이지 않는 제품들은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라클을 대체할 수 없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00% 오라클의 DB를 대체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기업들이 탈오라클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마존 마저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아마존 DBMS는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지만 고객관계관리(CRM)와 밀접한 시스템과 오라클 DB 기반 서드파티 솔루션은 제외됐다.
오히려 오라클 DB의 도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오라클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예고한 것을 두고 국내 다수 대기업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라이선스를 적정선까지는 암묵적으로 사용해 왔는데 법원이 오라클의 손을 들어 준다면 다른 기업들도 실제 사용량에 비례하게 계약을 추가로 맺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 측에서 구입한 만큼 쓰는지 아닌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도 신한은행과 오라클 소송과 관련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며 추가로 계약을 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