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증 특위 이름 놓고 네탓 공방
與 "코로나" 野 "우한폐렴" 고집
임시국회 의사일정만 겨우 합의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네탓' 정쟁 여파로 국회 차원의 검역 지원에 비상이 걸렸다. 여야가 감염증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지만 특위명 다툼 끝에 또다시 특위 구성 합의에 실패하면서다. 또 선거구 획정안, 경찰개혁법 등 핵심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를 이어가는 사이 볼모로 잡힌 주요 민생법안은 자칫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與 "코로나" 野 "우한폐렴" 고집
임시국회 의사일정만 겨우 합의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17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27일과 3월 5일 각각 열기로 했다.
다만, 여야는 감염증 확산 방지 논의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 추후 논의키로 하는 등 또다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위명에 '신종 코로나'를 붙일 것을 주장하는 여당과 '우한 폐렴'을 고수하는 야당의 소모전으로 정상적인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경찰개혁법, 선거구 획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입장 차가 워낙 큰 탓에 국회에 계류된 주요 민생법안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주요 민생법안으로는 △미세먼지특별법 △금융소비자보호법 △과거사법 △지역상권상생법 △가맹사업대리점법 △소상공인보호법 등이 꼽힌다.
여야는 감염증 대응 특위 출범 및 쟁점법안 처리 지연 등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연일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이 국제사회 권고를 무시하고 '우한 폐렴'이라는 탈보편적 명칭만 고집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면서 "방역과 민생 지원에 최일선인 국회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한국당은 뒷전에서 연일 정부를 비방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일에 적극 나서고, 정부가 우왕좌왕, 갈팡질팡, 늑장대응했던 점을 따지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여당에 유리한 지역만을 특정 선거구에 포함해 해당 지역구를 장악하려는 게리맨더링도 꿈꾸고 있다"며 선거구 획정안의 일방처리를 막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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