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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성재 전 여자친구 "졸레틸은 독극물 아닌 마약" 주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2 17:01

수정 2020.02.12 17:01

고 김성재 전 여자친구 "졸레틸은 독극물 아닌 마약" 주장

[파이낸셜뉴스] 1995년 사망한 가수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씨 살해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가 확정된 전 여자친구가 당시 약물 분석 전문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성재 몸에서 검출된 졸레틸이 '독극물'인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김병철 부장판사)는 12일 김성재 전 여자친구 김모씨가 당시 약물 분석 전문가 A씨를 상대로 낸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김성재에 대한 약물 검사를 시행했던 사람이다.

김성재는 1995년 11월20일 스위스그랜드 호텔 별관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른팔에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었고, 시신에서는 동물 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됐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사망 시각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고, 졸레틸 1병이 사망에 이르게 할 양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뒤집었다. 무죄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씨는 살해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A씨가 김성재 사망 이래 거의 20년 동안 강연과 언론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을 김성재 살해 용의자인 것처럼 말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김씨 측은 "A씨가 마치 (졸레틸이) 마약이면 자살, 독극물이면 타살인 것처럼 결론을 내고 김성재가 타살인 것처럼 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졸레틸이 독극물인 것처럼 말해 김씨가 김성재를 살해한 것이라고 잘못된 인상을 줬다는 취지다.

이날 법정에서도 졸레틸이 마약인지, 독극물인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A씨 측 대리인은 "김씨는 본인이 수사기관에서도 진술하기를 졸레틸이 독성이 있고 주입한 양이 치사량 한계가 있는 듯 주장한 건데 이는 (민사) 소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 측의 '졸레틸이 당시부터 암암리에 마약으로 사용됐다'고 하는 주장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A씨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학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김씨를 지목해 피해를 입힌 것은 악성 댓글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이는 학술적 견해를 밝힌 A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한 피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씨 측 대리인은 "당시도 (졸레틸이) 마약으로 사용된다는 증언이 있었고 판결문에 적시됐다"면서 "백번 양보해서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도 1987년부터 미국에서 마약류로 지정했고, 그 약물이 지금도 성분이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A씨는 일반인이 아니고 약물학자 전문가"라며 "이런 분이 일반인에게 주는 영향력은 그냥 악플러와 다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사건에 관여한 분으로서 지속적·반복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측은 소장을 접수하며 10억원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약물학자로서 고의를 넘어 악의적이어서 위법성이 크다'고 기재한 바 있다. 이날 김씨 측은 종전 자료만으로도 객관적 입증이 가능하다며 증인이나 사실조회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 2차 변론은 다음달 25일 오후 2시1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재 #듀스 #전여친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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