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여권의 총선 배치도가 차기 대권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PK친문 실세들이 차기대권 주자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를 찍었지만(플랜 A) 여의치 않자 급한 김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데릴사위(플랜 B)로 삼아 서울 종로에 투입했다는 것.
진 전 교수는 여전히 PK친문들은 이낙연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김두관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 조국 날아가고 김경수 위태롭자 이낙연을 데릴사위로…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에 노무현(전 대통열)이 호남의 데릴사위였다면, 지금의 이낙연은 PK친문의 데릴사위 신세다"고 했다.
그는 "이 분은 PK출신과 계통이 다르지만 대안이 없으니 그냥 놔두는 것"이라며 "솔직히 두 달 전만 해도 PK친문들이 지지자들 선동해 이재명 잡듯이 이 분도 잡는 게 아닌가 주제넘은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종로선거를 맡긴 것을 보니 친문실세들도 내키지는 않지만 이낙연씨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조국은 날아갔지, 김경수는 풍전등화지, 이재명은 자기들이 날렸지"라고 여권 차기 주자가 사라지자 "(친문들이) 대안이 없으니 부랴부랴 이재명과 화해하는 한편 열심히 김두관을 띄우려고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PK 친문, 차라리 김두관·김부겸 등 영남주자 선호…김두관 풍운의 꿈 있지만 쉽지 않아
진 전 교수는 "김두관이 수도권 지역구 버리고 지방으로 내려갈 때에는 나름 풍운의 꿈이 있었겠죠"라고 김 의원이 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배경이 21대 총선을 통해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친문들이) 김두관을 띄우려고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PK친문 설계대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진 전 교수는 "김부겸도 나름 장관으로서 능력도 보여줬고, 대구에서 생환만 하면 후보군에 오를 것"이라며 그렇게 보는 이유로 "PK친문들은 이낙연보다 이들 영남주자들을 선호한다"는 점을 들었다.
◇ 박지원, 민주당 들어와 이낙연 보디가드 하려 해…친문이 이낙연 흔들 때 방어막
진 전 교수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과 합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박지원 이분, 민주당에 들어와 이낙연 보디가드 하면서 킹 메이커 노릇 하고 싶으실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PK 친문으로선) 정권을 자유한국당에 넘겨주는 것보다는 이낙연을 대통령 만드는 게 났지만 그래도 플랜 A가 아니라 플랜 B에 불과한 이상 당내에서 이분(이낙연)의 지위는 계속 불안할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도 후보 시절 당내에서 엄청 흔들어대 나중엔 결국 분당까지 됐다"며 "그 거울상에 해당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때 박지원 같은 노련한 보디가드가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아마 박지원씨는 호남의원들 모아 그 역할을 하려고 이미 오래전에 예상한 듯하다"며 "이제 그 방향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고 박 의원 언급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 PK친문, 김영삼이 전두환 노태우 감옥에 보낸 일 기억…그래서 자기 사람을
진 전 교수는 "차기가 누가 되든 간에 친문실세들이 그동안 해온 일들은 한번 말끔히 청산할 필요가 있다"며 "지지자들만 못 느끼고 있지, 지금 보수층은 물론이고 중도층에서도 이들의 행태에 대한 분노지수가 높은 상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차기 대통령도) 그 분노를 내내 모른 척할 수는 없을 것이고 바로 그 때문에 친문실세들의 불안감은 자기들 사람을 앉히지 않는 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노태우와 손잡고 대통령이 됐던 )김영삼도 전두환-노태우 감옥(보낸 일을 친문실세들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기에 자기 사람에 집착하고 있다)"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