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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서 발견된 백골시신, DNA 분석 후 11개월 만에 밝혀진 진실은..

뉴스1

입력 2020.02.14 15:55

수정 2020.02.14 16:39

'오산 백골시신' 사건을 주도하고 계획한 핵심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News1 조태형 기자
'오산 백골시신' 사건을 주도하고 계획한 핵심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News1 조태형 기자


백골시신 발굴 모습.(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백골시신 발굴 모습.(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오산 백골시신' 사건을 주도하고 계획한 핵심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2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렸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찬열)는 14일 특정 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3)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이와 함께 피유인자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변모씨(23)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군(19)과 김모양(19)은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오산 백골시신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17일 경기 오산시 내삼미동 소재 한 야산에서 일명 가출팸(가출 아동·청소년들의 집단생활을 지칭하는 말)의 일원이던 A군(사망당시 16)이 백골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사건발생 11개월 만에 범죄에 가담한 김씨 등 총 5명이 지난 8월에 붙잡혔다.

이들 5명은 김씨와 친구사이인 변씨, A군을 사건현장까지 유인했던 김양과 정군, 여기에 범행에 가담했지만 군인신분에 따라 현재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최모씨(23) 등 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면밀히 계획하고 주도한 김씨와 김씨의 이같은 지시를 받고 범행을 함께 실행에 옮긴 변씨에게 우선 주문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보호될 가치이며 특히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것으로 회복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가출한 미성년자를 상대로 사전에 범죄를 공모하고 모의하는 등 조직적 범행으로 그 살인방법도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김씨는 자신이 이 사건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했음에도 구체적 경위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A군 유족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선처와 이 사건 범죄행위를 모두 인정한 점은 분명한 유리한 정상참작 될 부분이지만 죄질이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지시를 받아 A군을 현장까지 유도한 김양과 정군에게는 "정상참작할 만한 상황이 있고 재범의 우려도 낮아 수원가정법원으로 이사건을 송치하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6월6일 오전, 경기 오산시 내삼미동 소재 한 야산에서 묘지 벌초를 하던 시민에 의해 백골 1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백골 1구에 대한 DNA 분석을 의뢰했고, 치아 상하좌우 어금니 모두 심한 충치와 최장 8cm의 갈색계열의 머리카락을 가진 만 15~17세 남성으로 결과를 통보 받았다.

하지만 1년 동안 내렸던 눈과 비의 영향으로 백골시신과 그 주변에서 증거물을 찾기 어려웠던 경찰은 지난해 7월3일부터 '신원불상 변사자(남성) 공개수배'라는 전단을 제작, 전국에 배포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결과를 토대로 가출자, 장기결석자, 주민등록증 미발급자 등 전국을 대상으로 총 4만여명을 발췌, 한 명 한 명 추적에 들어가 A군을 특정했다.

A군의 SNS 프로필 사진에 그가 생전에 착용한 반지와 귀걸이가 확인됐고 김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과 A군의 가족 DNA가 일치하다는 점 등을 밝혀내고 사건발생 11개월 만에, 김씨 등 5명을 검거했다.

김씨 등은 A군이 자신들의 범죄와 관련된 진술을 수사기관에 진술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 지난해 9월 A군을 살해하고 암매장했다.

특히 김씨 등은 대포통장 배달 등 범법에 이용할 목적으로 가출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같이 지냈다. 그러던 중 A군이 자신들의 범죄행각을 경찰에 진술한 것을 알게 된 김씨 일행은 평소 A군을 잘 알고 지내던 김양과 정군을 통해 오산시 소재 한 공장으로 유인했다.


A군의 얼굴과 몸 등을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해 살해한 김씨 일행은 A군의 옷과 신발을 모두 벗긴 나체상태로, 공장으로부터 약 92m 떨어진 야산에 암매장했다.

만에 하나 A군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신원을 파악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군인신분인 최씨의 경우, 지난달 29일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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