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환자(82·남)에 대한 적극적인 감염 의심으로 치명적인 원내감염 우려를 최소화한 고대안암병원 의료진은 응급의학과 40대 A 교수로 파악됐다. 이 교수는 흉부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아온 29번 환자에 대해 '코로나19'를 의심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격리 조치를 취했다.
원내 바이러스 전파력은 지난 2015년 우리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때 사례에서 명확하게 확인된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입국한 1번 환자로부터 국내 185명이 연쇄 감염됐다. 모두 의료쇼핑을 통해 여러 병원 안에서 전파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고대안암병원의 순간 조치는 당시 상황과 완전히 딴판이란 해석이다.
16일 고대안암병원과 보건당국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15일 오전 흉부 통증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뒤 다음 날 새벽 서울대병원으로 이송·격리까지 응급실에서 14시간정도 머물렀다. 해외여행력이 없고, 심근경색 의심증상을 보였던 이 환자에 대해 의료진은 CT(컴퓨터단층촬영) 결과를 보고 불현 듯 격리조치를 했다. 그 덕분에 29번 환자가 실제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 노출된 시간은 3시간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는 "지난 15일 내원한 이 환자에 대해 응급의학과 교수가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했다"며 "검사 시작 전 환자를 바로 격리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9번 환자와 접촉한 응급실내 다른 환자는 6명정도로 최소화됐다. 15일은 토요일로 환자가 적었던 것 역시 불행 중 다행이었다. 현재 29번 환자와 접촉한 환자들은 원내 격리상태로 알려졌다. 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은 36명은 현재 자가격리 상태다. 응급실은 일단 전면 폐쇄됐다.
구체적인 동선을 살펴보면 29번 환자는 동네의원 2군데 정도 들른 뒤 지난 15일 오전 11시46분 선별진료소를 들르지 않고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심근경색 의심 상태에서 응급실 중증구역에서 진료를 받은 그는 엑스레이(X-ray) 촬영 결과, 폐부분에서 이상점이 발견됐다. 이후 심근경색 의심이었던 만큼 심전도(EKG) 검사를 받았다. 이어진 CT(컴퓨터단층촬영)검사에서 오후 3시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폐렴 소견이 확인됐다.
어떤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인지 알 수 없지만 A 교수는 '코로나19'를 의심하면서 29번 환자는 곧바로 응급실내 음압격리병실로 옮겨졌고, 바이러스 검사가 시행됐다. 당시 음압격리병실은 2개로 모두 비어져 있었다. 따라서 29번 환자가 응급실에서 노출된 시간은 3시간15분 정도가 된다.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자 이 환자는 같은 날 오전 1시45분~2시쯤 입원치료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29번 환자에 대해선 현재 CCTV 분석과 동선 파악 등을 하며 노출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례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어디가 감염원이고 감염경로인지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하고 판단한 뒤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 환자는 발열과 폐렴 소견을 보였지만,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코로나19' 총 감염자 수는 29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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