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17일 오후 출범한 미래통합당(통합당)은 당 이미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당의 상징색으로 당초 알려졌던 '밀레니엄핑크'가 아닌 '해피 핑크'를 택했다.
◇ 손혜원 "밀레니엄 핑크, 누구도 모르는 신조어" → 통합당 "해피 핑크"
앞서 내로라하는 홍보 전문가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밀레니엄 핑크는 누군가 이름 붙인 조어로 그 농도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굳이 어려운 영어 쓰지 마시고 차라리 예쁘고 쉬운 우리말 '연분홍'을 쓰라"고 비꼬았다.
통합당이 손 의원 비판을 의식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날 "자유를 원하는 국민과 미래통합당의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DNA가 국민들의 가슴속에 번져가고, 이것이 바로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해피 핑크'로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임을 알렸다.
◇ 손혜원 "100번 다 다른 색 될 것" → 통합당 "팬톤 191C, C0 M85 Y30 K0"
이날 통합당은 '해피핑크'가 미국의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이자 색상회사인 팬톤( Pantone)의 191C로 "인쇄할 경우 색깔 농도 배합을 C0(밝은 파랑 0) M85(밝은 자주 85) Y30(노랑30) K0(검정 0)으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밀레니얼 핑크'라는 색이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모두 살펴봐도 조금씩 다른 핑크로 재현됐음을 알 수 있다"며 "그들이 제시하는 팬턴 컬러칩을 붙여 인쇄소에 보내도 100개 인쇄소의 결과물은 거의 100가지 (다 다른) 색일 것이다"고 한 손 의원 등의 지적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밀레니엄 핑크'가 얼마나 다양하게 나오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색깔을 섞은 이미지와 함께 가수 백설희의 명곡 '봄날은 간다'를 빗대 "연분홍 점퍼가 휘날리면 연분홍 치마가 서러워서 봄바람은 어쩌려나"라고 통합당을 꼬집었다.
◇ 지난해 한국당, 중도층과 신세대 잡겠다며 밀레니엄 핑크를
많은 이들은 통합당이 당색으로 '밀레니엄 핑크'를 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해 6월부터 중도층과 젊은 세대(1980~2000년 출생자) 흡수를 위해 '밀레니엄 핑크'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 첫 출발이 2019년 6월 2일 황교안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공개한 에세이집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의 표지다. 표지 속 황 대표 캐릭터는 밀레니엄 핑크, 가방 역시 밀레니엄 핑크였다.
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밀레니엄 핑크를 홈페이지 배경색과 명함에 사용해 '밀레니엄 핑크'가 통합당 당색으로 유력시됐다.
◇ 보수 상징 파란색을 민주당이, 진보의 붉은 색은 통합당이…대선 1승1패
당의 상징색이 주는 의미는 대단하다. 파란색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래 자유의 상징, 붉은 색은 변화와 진보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1900년 진보성향의 영국 노동당이 출범하면서 빨강을 상징색으로 채택하자 이에 맞선 보수당은 파랑을 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까지 대체적으로 파랑은 보수, 빨강은 진보정당 색깔로 인식됐다.
그러다가 2012년 2월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실의 중앙선관위 디도스(DDoS) 공격사건으로 여론 몰매를 맞자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한편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당 상징색으로 채택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 덕분인지 그해 말 18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자 2012년 말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은 역으로 파란색을 주워 담았다. 민주당은 2017년 5월 문재인 19대 대통령을 배출해, 파란색으로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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