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귀 닫은 민주, 깊어지는 총선 고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8 16:28

수정 2020.02.18 17:49

임미리 칼럼·금태섭 내치기·秋장관 돌발행동까지 악재 쌓이는 與
지지율 40%선 붕괴에 與 관계자 "단 0.3%p 떨어진 것" 
"독선적인 與, 장기적으로 불리할 것"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이해찬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18. / 사진=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이해찬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18.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 고발 사건이 불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에 쓴소리를 했던 금태섭 의원에 대한 자객공천 논란까지 일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 여론과 함께 정권심판론까지 급부상하자 이인영 원내대표는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개혁과 집값 안정, 임미리 교수 칼럼 논란 등을 언급하며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에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지난 14일 민주당이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 이후, 당 지도부가 이에 대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정작 임 교수 고발 건의 당사자인 이해찬 당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고발을 주도한 홍익표 수석대변인 역시 취재진과의 직접 만남을 피하고 현안브리핑은 서면으로 대체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홍 대변인이 아예 전화통화 마저 피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도 나온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임 교수 고발 건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사실상 사과를 갈음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2.18 /사진=뉴스1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2.18 /사진=뉴스1
민주당은 금태섭 의원에 대한 자객공천 논란에도 휩싸였다.

'조국 정국' 당시 조국 전 장관과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금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조국백서'의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의사를 밝히면서다.

금 의원은 이날 의총 참석 전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에 대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룰 수 없다"며 "(이는) 유권자에게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금태섭) 의원님은 '조국수호'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하시면서 거꾸로 '조국수호'의 위기감과 논란을 키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계신다고 생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금태섭) 의원님께서 의원총회에 들어가신 이후에 저에게 출마를 포기하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면서 금 의원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돌발행동 역시 민주당의 악재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내 수사-기소권 분리 언급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비공개 처분, 아들 군대 휴가 문제 등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주당은 지지율 40%선 붕괴라는 뼈아픈 중간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7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시행한 2월 2주차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3%p 하락한 39.9%를 기록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1.8%p 오른 32.0%였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해당 조사에 대해 "단 0.3% 떨어진 것"이라며 "언론에서 이 수치와 임미리 교수 건을 엮는 건 무리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상황이 심각하면 한 10%는 떨어져야 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유권자들 중 30%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선거 2~3일 전에 누구를 찍을지 결정한다"면서 "민주당은 악재가 쌓이면서 굉장히 독선적이라는 비판이 결합돼 장기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응답률 5.8%)에게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