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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코로나19 '예의주시'..배재훈 '흑자전환' 목표 발목 잡나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9 18:21

수정 2020.02.25 10:40

사측 "최근 물동량 50% 이상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이 내세운 올 하반기 흑자 전환 목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코로나19 악재로 물동량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회사 안팎에서 비용구조 개선을 통해 영업손실을 개선하고 있는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분위기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해사 정보업체 시인텔리전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35만개나 감소해 해운업계가 매주 약 3억5000만달러 상당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컨테이너 운송이 전체 매출의 88%에 달하는 현대상선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동량 확보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4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당장 1·4분기 영업손실 개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벌크선 운임 상황도 녹록지 않다. 벌크선운임지수(BDI)은 지난 10일 411포인트(p)로 떨어지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에도 425p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9월 최고점(2518p) 대비 83.1% 폭락했다.
코로나19 확진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지난달 2일 976p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다만 코로나19 악재가 현대상선 영업구조에 치명타를 입히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현대상선의 주력 노선인 미주노선으로 향하는 경유지에 불과해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배 사장 취임 이후 현대상선은 비용구조 개선으로 영업손실을 소폭 줄이며 8년 연속 적자 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1% 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투입이 3·4분기 흑자 전환의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주요 해운 관련 지표 상황이 좋지 않지만 BDI가 보여주는 벌크화물 수송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지연됐던 물량이 풀리면 오히려 운임이 오르면서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업체에 긴급경영지원 600억원을 지원하고 항만시설사용료를 대폭 감면하는 긴급 지원 대책을 내놨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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