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파주의 알프스, 초리골마을을 혹시 아시나요. 파주시 법원읍 소재 초리골마을 주민은 1992년 마을운영 규약을 만들어 지금까지 지켜왔다. 규약에는 공장-축사 등 신축을 제한하고 2층 초과 건물 신축 시 마을 동의를 받고,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행위는 차단해 아름다운 초리골을 지켜나가기 위한 주민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법원읍 초리골은 북쪽으로는 적성면 감악산, 동쪽으론 북한산 중 우이령이 위치하며 임진강에서 파평면 감악산, 양주시 노고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다. 파주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예로부터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1968년 1.21사태 때는 김신조와 무장공비 30명이 초리골 삼봉산에 은신하던 중 우씨 형제에게 발각된 곳이기도 하다. 주민 스스로 지켜온 아름다운 초리골은 파주형 마을살리기 프로젝트에 힘입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소득 주도형’ 마을로 진화하고 있다.
◇ 초리골협동조합 ‘눈 내리는 초리골 축제’ 기획!
법원읍은 초리골마을 주민과 함께 ‘소득 주도형’ 마을 조선을 본격화했다. 파주형 마을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은 초리골마을 고유의 상부상조와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마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9년 11월 초리골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초리골협동조합은 마을 개발 및 복지 증진, 문화 보존 및 육성, 주민소득사업 추진 등을 관장한다. 초리골협동조합 모태가 된 초비클럽은 2018년 초리골 내 사업장 대표 15명이 결성한 마을공동체다. 귀촌민과 원주민이 융합한 자생모임으로 ‘눈 내리는 초리골’ 겨울축제 아이디어가 나온 곳이 바로 초비클럽이다.
눈 내리는 초리골 축제는 골짜기 마을의 특성을 활용해 기획됐다. 농촌지역 특성상 겨울철 수익사업이 필요했고 56번 국지도가 개통되며 초리골 접근성이 높아졌다. 기존 생활용품을 전시하는 두루뫼박물관과 캠핑장, 펜션, 음식점, 카페, 수영장 등 주민이 운영하는 상업시설이 갖춰져 있고 초리골로 귀촌한 인적 자원까지 확보되자 골짜기 마을의 추운 겨울날씨를 활용한 축제가 탄생했다.
◇ 마을 캐릭터 ‘초리’ 탄생…간첩 침투로 은굴 개발
법원읍 초리골에선 해발 300m의 삼봉산과 장군봉이 휘감아 도는 골짜기, 아름다운 계곡을 만날 수 있고, 김신조 루트가 위치해 역사적으로도 특별하다. 박물관, 펜션, 캠핑장, 음식점, 카페, 수영장 등이 조성돼 등산객, 캠핑족, 탐방객 등이 즐겨찾는 파주의 숨은 명소다.
올해 처음 열린 눈 내리는 초리골 축제는 얼음썰매장, 눈썰매장, 얼음분수축제, 연못 송어낚시, 먹거리장터 등을 진행됐는데 예년과 다른 따뜻한 겨울날씨에도 많은 방문객이 축제장에 몰려들었다. 2회 겨울축제부터 초리골협동조합과 법원읍은 놀이시설을 늘리고 마을 내 모든 상가가 상생할 수 있도록 축제 입장권을 구매하면 음식점, 카페 등을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초리골마을은 기존 상업시설에 2018년 여름 개장한 수영장 ‘더 초리골’이 더해지면서 여름 휴양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더 초리골은 취사가 가능한 특색 있는 수영장으로 여름에는 하루 평균 500여명이 방문한다. 초리골협동조합은 올해 여름부터 수영장 내에 파주 특산물, 지역 농산물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취사가 가능한 수영장 특색을 살려 법원읍 내 음식점이 수영장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초리골마을은 마을을 대표하는 캐릭터도 만들었다. 다른 마을과 차별화를 이루는 대목이다. 초리골 계곡에 서식하는 초리풀,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캐릭터 ‘초리’는 귀촌 주민이 직접 디자인해 마을에 주는 의미가 크다. 법원읍은 초리골 캐릭터 ‘초리’를 향후 파주시 모든 행사에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다른 지역 행사에도 참여해 파주시와 초리골을 적극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유튜브 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법원읍은 원조로 알려진 ‘초리골 초계탕’을 포함해 지역 특산품인 자운두부, 미인막걸리, 천현포도, 배곶감 등을 지역화폐 파주페이와 연계해 홍보하며 주민 소득 창출을 도울 예정이다.
‘소득 주도형’ 마을살리기의 선두주자를 꿈꾸는 법원읍은 1900년대 초반에 은을 채광했던 장군봉 정상 아래 은굴을 활용한 볼거리 체험도 개발할 계획이다. 은굴 길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구전에 따르면 명주실 한 타래 정도로 길며 1960년대까지 은을 채취하다 폐광됐다. 과거 간첩 침투로 군부대에서 굴 입구를 콘크리트로 봉인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은굴을 개발해 역사적인 의미를 되찾을 전망이다.
◇ 주민 주도 파주형 마을살리기 전범, 법원읍
법원읍내에 위치한 가야4리, 대능4리, 대능5리, 법원6리 일원에는 마을과 마을, 주민과 문화를 연결하는 마을 활성화 프로젝트 ‘파주 돌다리 문화마을’ 사업을 추진되고 있다. ‘파주 돌다리 문화마을’ 사업으로 법원읍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민공동체 정원마을, 빈집활용 예술가 레지던스, 만화창조빌리지, 벽화마을, 놀이마당 문화장터 등 주민이 가꿔나가는 법원읍을 만들고 있다.
법원3리와 대능리는 2023년까지 노후주택 정비, 슬레이트 지붕 철거 개량, 공-폐가 철거, 주민커뮤니티 조성 등 ‘새뜰마을 사업’을 진행한다.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자존감 회복을 통해 건강한 법원읍 모습을 조성할 예정이다.
법원읍에는 ‘파주의 알프스’ 초리골마을 외에도 △직천2리의 ‘산수화를 품은 비학마을’ △삼방2리 ‘자연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정원마을 △가야2리 ’꽃보다 할매-할배 △금곡1리 길동무 등 마을별로 주제를 정해 주민이 마을을 일궈나가는 파주형 마을살리기를 추진하고 있다.
마을마다 개성 있는 마을살리기 프로젝트가 한창인 법원읍에 가면 율곡 이이 선생 유적지인 자운서원, 상서대, 천주교도의 성지인 갈곡리성당, 옛날 생활용품을 모아놓은 두루뫼박물관, 직천저수지, 신석기유적지, 벽화마을 등도 만나볼 수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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