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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떠도는 ‘솔깃한 관절염 치료법’..환자 상태 따라 적용 어려운 경우 많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6 18:51

수정 2020.02.26 18:51

프롤로테라피, 인대 강화 시술법
관절변형 심한 무릎 적용 힘들어
연골주사, 새 연골 생성되지 않아
윤활 작용 초중기 통증 관리 정도
줄기세포 치료는 젊은 환자 연골
부분 손상에만 제한적 효과 수준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말기 무릎관절염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 수술을 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말기 무릎관절염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 수술을 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기에 수술이 필요할 때 주사나 시술 등으로 간단하게 나을 수 있다는 치료법에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다. 관절염 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을 보면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 가능' ' 무릎관절염 간단하게 주사로 치료' '내 무릎에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등의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법들이 모든 관절염 환자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질환의 진행 단계나 상태에 따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치료법을 선택하기에 앞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본인의 관절염 단계와 치료법의 특성 및 한계성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관절 전문병원인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프롤로테라피, 연골주사, 줄기세포, 내비게이션, 3D인공관절 등 인터넷에 주로 오르내리는 관절염 치료법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프롤로테라피, 지나친 기대는 금물

프롤로테라피는 고농도 포도당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제를 손상된 부위에 정확하게 주사해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새로운 조직을 증식시켜 인대나 힘줄을 강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일부 초중기 퇴행성 무릎관절염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관절 변형이 심한 무릎 관절염에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염증을 유발해 세포를 증식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하며 여러 차례 반복 시술을 받아야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다소 길다. 이처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무릎 연골 주사는 연골 기질의 구성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관절에 윤활작용을 돕고 연골을 보호하도록 하는 것으로 새로운 연골을 생성시키는 것은 아니다. 연골이 닳아 뻑뻑해진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초중기 관절염의 통증관리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 효과? 글쎄요…

관절염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는 연골이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거나 닳은 부위에 줄기세포를 이식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원리다. 배아 줄기세포, 중간엽 줄기세포, 성체 줄기세포(자가 줄기세포)의 3가지 단계가 있는데 치료 효과는 배아, 줄기세포, 성체 순으로 후자로 갈수록 떨어진다.

배아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4일째 되는 배아세포를 배양해 연골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다른 줄기세포들보다는 상대적으로 효과는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연구목적 이외에는 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의 다음 단계로 태아의 태반에서 추출한 혈액을 이용해 배양하는 방법으로 현재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전문의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술되고 있다.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법은 다른 2개 줄기세포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막상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매우 한정적이다.

자가 줄기세포라고도 불리는 성체 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골수나 지방을 떼어내 줄기세포를 배양해 이식하는 방법이다. 엉덩이와 복부의 지방을 떼어내 배양하는 지방줄기세포는 지방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단점이 있어 현재 단계에서는 조금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환자들에게 직접 시술해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수찬 원장은 "현재 의료수준에서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가 젊고 연골이 완전히 닳지 않고 부분적으로만 손상이 있는 경우에만 중간엽 줄기세포로 제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 모든 단계의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사용, 수술 성공률 차이 無

내비게이션 수술은 인공위성의 위치추적시스템(GPS) 원리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인공관절수술에 접목한 것이다.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을 컴퓨터로 계산해 수술 부위 좌표를 내비게이션처럼 정확하게 짚어주는 원리로 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바로잡고 오차범위를 분석하여 절개부위를 정확하게 짚어줘 정밀한 시술이 가능해 과거 몇 년간 많이 시행되어왔던 수술법이다.

하지만 수술 시 내비게이션의 사용 여부가 수술시간, 출혈량,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 등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는 논문들이 발표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3D프린터로 인공관절 자체 못 만들어

인공 귀나 코를 만들어내는 등 3D프린터가 의학기술분야에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3D프린터가 활용되고 있다.

이때 '환자에게 딱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함으로써 환자들이 마치 3D프린터로 본인에게 꼭 맞는 인공관절을 만들어 수술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인공관절 자체를 제작하지는 못하고 있다.
단지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수술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뼈를 깎아내는 기구를 만들 뿐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딱 맞는 인공관절'이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맞춤형 인공관절'의 현실은 8㎜, 9㎜, 10㎜ 등 다양한 사이즈로 이미 제작된 기성 인공관절 중에서 환자에게 가장 근접한 사이즈의 관절을 선택해 삽입하는 것이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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