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뉴스1) 이상휼 기자 = "이만희요? 며칠 전에 자기 별장 선착장에서 빠지선(모터보트) 타고 청평호 건너서 도망갔대요. 가평 떠났다던데?"
27일 오전 찾은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별장으로 알려진 경기도 가평군 청평리 '평화의궁전'은 유령의 집처럼 스산했다.
◇경찰·공무원 감시 없이 도지사 명의 '시설폐쇄' 스티커만
북한강이 꺾어 휘어지는 청평호 앞에 위치한 이 총회장의 별장은 온통 담으로 둘러싸여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굳게 닫힌 대문짝에는 '사자조심'이라는 팻말과 함께 경기도지사 명의의 노란색 '시설폐쇄'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취재진이 살펴보는 사이 가평군청 공무원 3명이 와서 제대로 스티커가 부착됐는지, 훼손되지나 않았는지 확인하고 갔다.
대문 옆에는 신천지 관계자들이 걸어둔 것으로 보이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현수막에서 그들은 "여러분들의 목자는 이같이 핍박하라 가르칩니까? 이만희씨가 이곳에서 이사 간 지 오래됐습니다. 예수님은 원수도 사랑하라 하셨습니다. 남의 죄를 용서해야 자기 죄도 용서 받는다 했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목자 100년간 유죄 판결자 1만2000명입니다.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자는 장로교 기준인 한기총 목자가 아닙니까? 한기총은 일본 신에게 절하고 찬양했으며 군수물자까지 제공하고 청년들을 잡아다주었고 교회 종까지 갖다 바친 자들입니다. 이들이 이단입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신천지는 강제 개종 안 했습니다. 그대들의 자녀들이 스스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악인의 자녀들을 받지 않습니다. 찾아가세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수용하기가 힘듭니다"고 덧붙였다.
예상과 달리 이곳에는 가평군청 공무원도 경찰도 감시하지 않았다. 다만 신천지 측이 설치한 CCTV 여러 대만이 외부인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주민들 "별장 지하에 신도들 모이는 예배당 있다" 귀띔
별장 건물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는 곳으로 이동하던 중 만난 주민(50대 남성)은 이만희 교주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별장에 있다가 삼일 전에 보트 타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별장 지하에 예배당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신천지 신도들이 예배했다고들 한다"고 귀띔했다.
가평군청에 따르면 지상 3층, 연면적 1461㎡, 규모인 이만희 총회장의 별장은 2014년 10월28일 이 총회장과 김남희씨 소유로 등기돼 있었다. 1층 연수원과 소매점은 김남희씨, 2층 연수원은 이 총회장 소유다. 이 별장은 2008년 12월 군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2014년 10월 준공을 마쳤다.
이 총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슈퍼전파자로 지목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2일 형의 장례식을 치른 뒤 잠적했다. 이후 지난 24일까지 가평 청평 자신의 별장에 은신해 있다가 도주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전국신천지피해자 연대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고발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구속 수사하고 신천지 본부를 압수수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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