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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발자국 따라 해남으로 타임슬립 여행 [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8 04:00

수정 2020.02.28 08:50

땅끝마을에 우뚝솟은 달마산
공룡 등처럼 울퉁불퉁한 도솔암
왼쪽으론 진도가 자리잡은 서해바다
오른쪽은 완도를 품은 남해의 풍광이
5㎞ 해변길은 '지붕없는 박물관'
공룡·익룡·조류 온갖 화석 천지
땅끝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사진=조용철 기자
땅끝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사진=조용철 기자
【 해남(전남)=조용철 기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땅끝'이라는 단어는 그 이름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땅끝은 누구나가 한 번쯤 서보고 싶은 곳이 아닐까 싶다. 땅끝은 다시 생각해보면 바다와 땅이 새롭게 시작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땅끝이 주는 상징성은 그 의미가 크다. 유럽 대륙의 땅끝인 포루투갈 호카곶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바다에 비하면 땅끝마을에서 느끼는 풍경은 소박하기만 하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삶이 곳곳에 스며있는 땅끝은 포근하고 아늑하다.

전남 해남읍내에서 땅끝마을에 이르는 길에선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인 녹우당을 비롯해 달마산, 미황사 등 여러 여행지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땅끝마을 주차장에서 땅끝탑이 있는 곳까지는 왕복으로 30~40분가량 걸어가야 한다. 데크가 놓여있는 절벽 길을 따라가면 바다를 마주 보며 높게 솟아 있는 탑과 만나는데 여기가 땅끝임을 말해준다. 주변 해안 풍경과 땅끝마을을 내려다보고 싶다면 모노레일을 타고 땅끝전망대로 가면 된다. 땅끝 탑에서 걸어가면 많은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야 하지만 모노레일을 타면 땅끝전망대가 있는 갈두산까지 손쉽게 갈 수 있다.

땅끝마을에서 올라오다보면 달마산과 만난다. 날카로운 기암절벽의 풍경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우뚝 서있는 달마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부를 정도로 아름답다.

도솔암
도솔암

달마산 남쪽 끝자락에는 달마산과 어우러지는 도솔암이 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절벽 꼭대기에 세워져 있다. 도솔암의 역사는 천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도솔암으로 가기 위해선 마련마을을 찾아야 한다. 마련마을에서 시작되는 좁은 산길을 따라 승용차를 이용해 3km가량을 꼬박 올라야 도솔암 입구인 도솔봉 정상에 닿는다. 여기부터 도솔암까지는 약 800m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도솔암을 찾아 걷다보면 한쪽으론 진도가 바라다 보이는 서해바다가, 또다른 쪽으로는 완도가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의 장관이 펼쳐진다. 해남의 너른 들녘과 바다 풍광도 장관이지만 높은 바위 위에 오르면 드넓은 풍경은 더욱 도드라진다.

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커다란 바위 사이로 도솔암이 살짝 보인다. 주변으로 솟아오른 바위가 여행의 피로감을 싹 사라지게 만든다. 도솔암 아래로 내려가면 삼성각에 닿는다. 삼성각은 이승기·신민아 주연의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구미호가 봉인에서 풀려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자연풍광을 담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추노'에서도 도솔암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해남공룡박물관 공룡 조형물
해남공룡박물관 공룡 조형물

달마산을 내려와서 황산면 우항리로 가면 해남공룡박물관에 닿는다. 박물관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커다란 공룡 조형물들이 여행객을 반긴다. 우항리에서 신성리에 이르기까지 5㎞가량의 해안에는 무려 500여점에 달하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 공룡과 함께 익룡 발자국 역시 규모가 커 세계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백악기 시대 우항리 지역의 지층과 퇴적 형성의 변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전시물과 함께 공룡실, 중생대재현실, 해양파충류실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공룡실에 전시된 알로사우르스의 진품 화석은 공룡박물관의 백미로 꼽힌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야외로 나와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면 해안가를 따라 데크길이 길게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화석지 탐방이 시작된다. 해남공룡박물관은 보통 세계 최초·최고·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세계 최초로 익룡, 공룡, 새 발자국이 동일 지층에서 발견됐다. 익룡 발자국 크기가 20~35㎝에 달해 세계 최대의 규모다. 지금부터 약 8300만년 전에 생성된 물갈퀴 달린 새 발자국 화석도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변을 거닐다 보면 조각류 공룡관, 익룡·조류관, 대형 초식공룡 발자국 보호각 등 야외 전시실과 만난다. 이곳을 차례로 드나들면서 관람하는 것도 꽤 흥미롭다.
1000여점에 달하는 물갈퀴 발자국, 400여점의 익룡 발자국, 263점의 조각류 공룡 발자국, 110점의 별 마크 달린 대형 초식공룡 발자국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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