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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물품 동나는데..정부, 중국에 '라텍스 장갑 13만장 지원'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8 16:04

수정 2020.02.28 16:07

방호복, 손세정제도 수천개씩 지원
28일 외교부가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중국 코로나 구호물품 발송 내역 및 계획 일지'. 사진=정병국 의원실 제공
28일 외교부가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중국 코로나 구호물품 발송 내역 및 계획 일지'. 사진=정병국 의원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달에만 중국에 라텍스장갑 13만3000장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방호복과 보호경, 손세정제 등 방역 및 방호 물품도 수 천개씩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며 대구·경북지역에선 의료진이 방호복 없이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대 중국 의료물품 지원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외교부가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중국 코로나 구호물품 발송 내역 및 계획 일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일 중국 충칭시에 마스크와 방호복, 보호경, 라텍스장갑 각 3만개와 손세정제 2400개를 지원했다.

17일엔 허베이성과 천진시, 신장위구르 등에 라텍스 장갑 2만장, 분무형 소독기 400대를 보냈다.

14일부터 17일까진 안휘성과 절강성, 강소성, 상해시 등에 라텍스 장갑 5만장과 분무형 소독기 6000대, 담요 2000장, 발전기 5대, 식수정화제 4박스를 전달했다.

21일엔 하이난성과 푸젠성, 광시자치구에 라텍스 장갑 1만5000장, 분무형 소독기 400대를 지원했고 26일부터 27일엔 라텍스 장갑 1만8000장을 제공했다.

중국 본토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우한시 등 후베이성으로 보내진 물품은 공개된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정병국 의원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500만불(60억원) 대중국 긴급 지원 계획에 따라 중국에 대한 의료물품 배송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의료용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대 중국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내 의료진은 연일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의료물품 부족을 토로하고 있다.

이날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한 방송에서 '의료진들이 방호복 대신에 가운을 입고 치료를 해야 되는 상황도 있다고 한다'는 질문에 "보호구가 부족한 것이 절실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의 전쟁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보호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복기 대구시 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도 지난 27일 '방호복 없이 치료하는 의료진도 있느냐'는 질문에 "방법이 없다.
현지에 와서 보면 이해될 것"이라고 답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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