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서울, 작년 주담대 보다 많이 풀린 기타대출 '풍선효과'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2 15:47

수정 2020.03.02 15:47

신용대출 포함 기타대출 10.9조 증가...주담대 10.3조 증가 그쳐
[파이낸셜뉴스] 서울지역에서 지난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규제가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 등을 이용해 매매에 나서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지역의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128조8956억원으로 지난 한해 10조 9505억원 늘며 9.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국 합산을 보면 기타대출은 지난해 20조9069억원 늘어 4.9%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울지역에서의 증가액은 전국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역별 증가율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점은 지난해 서울지역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이 이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말 서울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4조2016억원으로 전년대비 10조3436억원 늘며 5.6%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국 합산으로 지난해 29조2577억원 늘며 4.8%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보다 낮다.
같은기간 신용대출 증가율(9.3%)과 비교해서도 4%포인트 이상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지역의 경우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이 40%로 줄면서 모자른 금액은 신용대출 등을 통해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매수세가 뜨거웠던 만큼 부부가 양쪽에서 신용대출 등 가용한 모든 대출을 받는 일명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다 대출)'로 구매에 나산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지역의 경우 고연봉자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신용대출 한도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증가세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풍선효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인상기때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 분할상환인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대부분 일시상환구조이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선 대출기간 동안 원금에 대한 회수가 안되는 상품"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커질 경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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