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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저조한 지방 청약률에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서다. 그럼에도 수도권 규제 강화, 택지 부족, 경쟁과열 등으로 인해 이들에게 남은 먹거리는 지방뿐이다. 팍팍해지는 시장 환경 속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방 침체...미분양 87%가 지방
3일 한국감정원 주택청약시스템 '청약홈'에 따르면 2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1순위 청약 결과를 발표한 지방 아파트 단지의 경쟁률은 평균 2.27대 1로 나타났다. 이중 청약자 수가 일반분양가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단지도 속출했다.
단지별 청약 경쟁률을 보면 부산 '서면 스위트엠 골드에비뉴'가 0.28대 1, 제주 '서귀포 동홍동 센트레빌' 0.58대 1, 경북 '경북도청신도시 코오롱하늘채' 1.52대 1, 충남 'e편한세상 금산 센터하임' 1.53대 1, 인천 '구월 뷰그리안' 2.8대 1 등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1순위 청약 결과를 발표한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는 예상 경쟁률이었던 22대 1에서 약 6배 높은 145.72대 1을 기록해 부진한 지방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4만3268가구 가운데 88.67%가 지방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첫째 주도 지방 아파트 단지의 1순위 청약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전망은 어둡다.
■돌파구 시급하지만...'해법 없어'
그럼에도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지방 주택사업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은 택지가 부족할뿐더러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신사업 진출 등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신탁사가 시행을 맡은 지방 주택사업의 경우 미분양이 나더라도 공사비의 90%를 보증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신탁사마저 대형 건설사에 밀리고 있어 일감 확보가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을 이어가려면 결국 자체적으로 주택개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자금 조달이 어렵고 차입 부담이 높은 편"이라며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들어갈 수밖에 없어 소규모로 짓고 입지와 사업성을 최대한 꼼꼼하게 따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분양이 나면 손해를 보며 분양가를 대폭 낮춰 파는 수밖에 없다"면서 "일자리와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업계는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중소 건설사 관계자도 "대형 건설사들은 브랜드 가치, 자금력 모두 갖고 있어 기본 1000가구 이상의 물량 공세를 펼치기도 하는데 미분양이 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다"면서 "'절대 미분양이 나지 않게 짓겠다'는 의지를 갖고 사업에 임하더라도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밝혔다.
7600여 중소·중견 건살사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방 과열지역의 공급 물량은 조절하고 미분양률이 높은 지역은 대출 규제를 풀어주거나, 미분양 지역은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이나 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 제도 등 서울과 차별화된 정책을 국토부 측에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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