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항공기 공항서 줄줄이 '스톱'… 2월 항공여객 절반으로 '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3 17:13

수정 2020.03.03 20:41

2월 여객수 376만2125명
갈수록 가파른 감소세
2월 4주차엔 전년比 65% 급감
공항 대기 항공기 이달 30%↑
국제선 하루 승객 1천명 불구
지방세·관세 등 감면 지원 필요
항공기 공항서 줄줄이 '스톱'… 2월 항공여객 절반으로 '뚝'
올해 2월 항공여객이 '반토막'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발 항공기 승객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조치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운항을 멈추고 인천국제공항에 서 있는 항공기가 지난 1월에 비해 30%가까이 늘었다.

항공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치달을 것으로는 상상도 못했다며 등 항공기 재산세 및 항공유 수입관세 감면 등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에 따르면 올해 2월 한 달 동안 국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여객 수는 376만2125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여객 수(742만7375명)과 비교해 49.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항공 여객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2월 4주차 항공 여객 수는 65만8645명으로 전년 동기의 191만1349명 대비 65.5%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월 1주차까지만 해도 항공 여객 수가 124만7159명으로 전년 동기의 179만1785명 대비 30.4% 감소한 수준이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 뿐 아니라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항공사(FSC) 등도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첫 발생 당시엔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LCC의 운항편이 많은 노선에서 여객 감소가 두드러졌지만, 최근엔 미주, 미국, 유럽, 대양주 등 FSC들이 독식해오던 노선 여객까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월 4주차 유럽과 미국행 여객은 전년 대비 각각 29.6%, 19.1% 급감했다.

하늘을 날아야 하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가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정오기준) 항공기 주기 대수는 134대에 그쳤지만, 2월 25일에는 164대로 30대(22.3%) 늘어났고 3월 2일에는 174대까지 늘어 1월 대비 30%(40대) 많은 항공기가 공항에 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사 실적은 항공기를 기간 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항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서 있는 항공기가 늘어나면 기회손실 뿐 아니라 주기료 등 비용도 증가한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은 운항보다는 세워두는 편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승객들이 예약한 항공권을 대거 취소하면서 전체 국제선 하루 탑승객 수가 1000명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기존 국제선 노선 34개 중 중국 11개 노선과 동남아 16개 노선은 모두 비운항 중이고 7개 일본 노선 중 6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지만, 이 항공편의 탑승률조차 20~30%대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항공기 탑승률이 30% 수준이면 항공사는 손실을 본다.

비운항 노선이 늘어나는 것도 그래서다. 에어서울은 이달 15일까지 국제선 11개 노선을 모두 운항하지 않는다.

에어부산도 32개 노선 중 4개 노선만 운항 중이며, 티웨이항공은 53개노선 중 12개 노선만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도 총 54개 노선 중 13개 노선만, 진에어는 32개 노선 중 16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중국 26개 노선 중 11개, 동남아 19개 노선 중 5개, 유럽 7개 노선 중 1개만 운항하지만 나머지 노선 역시 모두 감편한 상태다.


6개 LCC 사장들이 지난 2월 27일 정부에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항공기 지방세(취득세·재산세) 감면, 항공기 부품 무관세, 국내선 항공유 관세 및 석유수입부과금 면제,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 착륙료, 공항시설 임대료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복수의 항공사 관계자들은 "항공기 1대당 70여명이 고용과 연관돼 있다"며 "고정비만 나가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모두가 죽는다"고 토로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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