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행자와 현지인이 추천한 국내 최고의 식도락 여행지는 전라남도였다. 광주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고 전라북도, 부산광역시 순으로 5위권을 형성했다. 전남, 광주, 전북 등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모두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톱(Top)5에 들며 단연 최고의 ‘먹거리 여행지’임을 과시했다. 229개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는 여수시가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 여행자·현지인의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5만5000 명(여행자 2만6810명, 현지인과 연고인 2만8232명)에게 전국 기초단체의 관광자원 풍족도를 5개 부문(볼거리·먹거리·놀거리·살거리·쉴거리)으로 나눠 평가하게 하고, 그 중 먹거리 자원에 대한 결과를 집계했다.
여행자와 현지인 평가를 평균해 종합점수를 산정하되 한 부문이라도 응답사례가 30건 미만인 지역은 제외했다. 광역자치단체 점수도 소속 기초단체 점수를 합산 후 평균한 결과이다.
■ 현지인 평가가 더 긍정적…여행자 눈높이와 차이
2019년 먹거리 평가의 평균점수는 60.3점(100점 만점)으로 보통(50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16개 광역시·도 중 △1위는 67.9점인 전라남도였다. △2위 광주시 66.1점 △3위 제주도 65.5점 △4위 전라북도 65.2점 △5위 부산시 63.5점 △6위 강원도 62.6점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60.7점, 7위)와 △서울(60.6점, 8위)은 근소한 차이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평균점수 이상인 8개 시도를 보면, 호남의 강세를 확인할 수 있다. 전라남도, 광주시, 전라북도는 모두 최상위권에 위치해 ‘맛의 본고장’임을 입증했다.
국내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제주도(3위) △부산시(5위) △강원도(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가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은 몇몇 특정 음식에 한정되지 않은 ‘먹거리의 다양성’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부산시를 제외한 △경상남도(58.7점, 10위), △경상북도(57.0점, 12위) △울산시(56.6점, 13위) 등 영남권과 △충청남도(58.0점, 11위) △대전시(56.3점, 14위) △충청북도(55.2점, 16위) 등 충청권, △경기도(55.9점, 15위)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여행자(59.0점)보다는 현지인 평가(61.3점)가 더 긍정적인데, 특히 △제주(현지인-여행자 점수: 6.9점) △전북(6.6점) △전남(5.4점)에서 현지인 평가가 훨씬 높았다. 반면 광역시 거주자는 여행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거나 오히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행자보다 현지인 평가가 더 긍정적인 것은 현지인의 지역 특색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한편, 여행자의 기대를 맞춰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지인 평가의 주된 포인트가 음식이라면, 여행자는 환경·가격·서비스 등 한층 다양하다.
■ 영남권 약세 불구 통영-안동은 높은 평가 받아
각 광역자치단체 내에서 먹거리 평가 1위인 시·군·구가 어디이고 대표 먹거리는 무엇인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다. 전라남도에서는 △여수시가 74.8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추천된 먹거리는 갓김치·게장·서대회·장어탕 등 다양한 지역 특색음식이었다. 전라남도는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상위 20위에 무려 15개가 포함돼 도내 어디를 가도 만족할만한 식도락 여행지였다. △광주시에서는 북구(69.0점, 15위)로 오리탕·한정식·떡갈비·추어탕 등이 추천 먹거리였다.
△제주도는 제주시(64.7점, 51위)보다는 서귀포시(66.3점, 38위)의 점수가 높았고, 도내 12개 읍·면 중에서는 서귀포시 시내동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흑돼지·해산물·갈치조림·고기국수가 대표적 음식이다.
△전라북도는 전주시(74.2점, 3위)로 비빕밥·콩나물국밥·한정식·칼국수가, △부산시는 중구(71.6점, 6위)로 씨앗호떡·밀면·어묵·돼지국밥 등 간식이나 단품메뉴가 추천됐다. △강원도는 속초시(68.9점, 17위)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닭강정·오징어·물회·순대 등이 추천됐다.
광역단체 순위와 소속 기초단체 순위는 대체로 비례했지만 예외적으로 △경남 통영시(70.1점, 9위)와 △경북 안동시(67.8점, 27위)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16시/도 중 △경남 58.7점 10위, △경북 57.0점 12위). 인접지역 대비 먹거리 경쟁력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광역시내 1위는 ‘중구’인 것도 주요 특징이다. 구도심으로 자리하며 상권이 발달해왔고, 자연스레 지역을 대표하는 오래된 식당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여행’하면 가장 많이 떠올린 것은 먹거리다. 식도락 여행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검색한다. 지역별로 볼거리나 할거리의 차이가 크지 않은 국내여행은 더욱 그렇다.
먹거리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여행 콘텐츠다. 자신과 주변지역의 여행객·현지인이 어떤 음식에 끌리고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면 그것이 경쟁력 있는 관광 콘텐츠가 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