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의 개강이 2주 연기되고 개강 뒤에도 2주간 비대면·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기숙사 입사도 덩달아 늦춰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학들의 선택은 기숙사 비용 일부 환불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유학생 자율격리 등으로 기숙사 입사가 늦춰졌고, 그에 따라 내국인 학생들이 일찍 입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 만큼 그 기간의 비용을 환불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숙사비 환불은 대학 입장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에 대한 요구에도 온라인 강의 준비 비용 등으로 쉬이 결정을 못하던 학교들이 기숙사에 대한 요구는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3일 신촌캠퍼스 생활관 입사일 변경을 알렸다. 오는 14~15일 1차 입사를 진행할 경우 약 일주일분의 기숙사 비용을 환불 받는다. 28~29일 입사할 경우 약 3주일분를 환불받을 수 있다. 학교가 날짜를 임의로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입사일을 결정할 수 있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단, 해외여행자는 입국일 기준 14일간 자택에서 격리한 뒤 입사할 수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사실상 내국인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비 환불 제도"라며 "아직 학교 측 부담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포구청과 협의해 교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세운 서강대학교도 기숙사비 환불을 공지했다. 개강일 변경에 따라 서강대 벨라르미노 학사 입사 연기 14일분의 비용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힌 것. 또한 2주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 기간에 대해 희망 학생들은 지연 입사를 허용해 준다고 알렸다. 다만 이 경우엔 비용을 환불받지 못한다. 학교 측은 민간이 운영하는 기숙사의 환불 여부도 추후 논의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 강의를 4주로 늘려 학생들의 안전을 강화한 성균관대 역시 기숙사비 환불을 결정했다. 온라인 강의 기간을 확대한 만큼 실제 입사일도 주요 대학들 중에 가장 늦은 4월 6일로 예상된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직영·임대 기숙사 모두 입사일에 따른 차액을 환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도 기숙사 입사일을 오는 28일로 전격 연기했다. 개강 2주 연기와 2주간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학생 개인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모든 입사자는 입사 시 체온을 확인하고 발열이 있을 경우 기숙사 입사가 불가하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거주기간 변경에 따른 기숙사비 환불은 4월 중 학생들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의 잇따른 기숙사 비용 환불에 대해 대학생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연세대 20학번 신입생은 "입사가 한 달이나 늦춰져 기숙사 비용이 비싸다는 생각이었다”며 “학교의 환불 결정으로 마음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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