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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덮친 IPO 시장… 기업들 스팩 합병으로 우회상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4 17:46

수정 2020.03.04 17:46

변동성 확대에 일정 미루거나
상장된 스팩과 합병해 증시 입성
교보7호스팩, 나인테크와 합병결정
내달 22일 코스닥 상장 예정
카이노스메드도 합병신고서 제출
코로나 덮친 IPO 시장… 기업들 스팩 합병으로 우회상장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공모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신규 기업공개(IPO)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일부 예비 상장사들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3월 신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상장 일정을 미뤘다.

세포치료제 개발사인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기존 9~10일에서 오는 18~19일로 연기했다. 화장품 소재전문업체 엔에프씨도 청약일정을 다음달로 변경했다.


코스닥시장의 등락 폭이 커지고 코로나19 확산 탓에 IR(기업설명회) 활동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등 공모시장 여건이 크게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17일 연중 최고점(692.59)을 찍은 이후 7.34%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보7호스팩은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나인테크와의 합병승인을 결정했다. 다음달 22일 코스닥에 상장할 전망이다.

파킨슨병과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등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카이노스메드는 지난달 21일 하나금융11호스팩과의 합병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총 예정일은 다음달 1일이고, 합병 신주 상장예정일은 5월 21일이다.

이 외에도 윈텍과 와이즈버즈는 각각 하나금융13호스팩, 엔에이치12호스팩과 합병상장할 목적으로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윈텍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의 검사장비를 만드는 업체로, 반도체 장비 회사 이오테크닉스의 자회사다. 와이즈버즈는 온라인 광고대행사로, 게임회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류상의 회사다. 주식공모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목적이다.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스팩합병 상장은 이미 증시에 상장된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입장에서 스팩합병은 실패 위험을 줄이는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IPO를 통한 상장은 증시 데뷔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소 4개월에 달해 시장 분위기에 따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변동이 크다. 하지만 스팩합병 상장은 미래 예상실적을 반영한 합병가격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확정하므로 변동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합병유입금(공모자금)을 심사 초기부터 확정하기 때문에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의 경우 가치평가에 유리하다"며 "대주주 지분 분산요건 등의 장점이 부각돼 매년 10개 이상의 기업들이 스팩합병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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