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친서 보내와...작년 10월 이후 처음
-김여정 '말폭탄' 직후란 점서 배경 주목
-총선 40일 앞둔고 '친서 공개'에 파장도
-전문가들 "정상간 끈 놓지 않으려는 듯"
-김여정 '말폭탄' 직후란 점서 배경 주목
-총선 40일 앞둔고 '친서 공개'에 파장도
-전문가들 "정상간 끈 놓지 않으려는 듯"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 친서'를 교환했다. 먼저 친서를 보내온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남측 확산에 대한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다만, '북한 권력 2인자'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 "저능한 사고" 등 말 폭탄을 쏟아낸 직후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21대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이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친서 교환 사실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장도 예상된다.
■金 "코로나19 반드시 이겨낼 것"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제(4일)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낸 후 5개월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며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 뿐 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특히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진솔한 소회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간 친서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다고 자세히 밝히는 것은 외교상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제안한 '남북 보건협력 분야 협력'에 대한 언급 여부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는 차원"이라고만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이날 김 위원장에게 답장을 보냈다.
■전문가 "정상간 끈 놓지 않으려는 듯"
대북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북한의 태도변화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정상간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 할말은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여정의 담화가 남북관계 전체를 흔드는 모양새가 되자 위로의 뜻을 전달하며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면서 "청와대나 정부의의 관료적인 대북접근은 강하게 비판을 하지만 문 대통령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한 담화가 비중있게 나갔을 때는 지금처럼 급격하게 반전되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면서 "청와대와 문 대통령을 어느 정도 분리시키려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친서를 교환하며 정상간 끈을 놓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김정은 위원장이 보내온 것으로 저희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어차피 남북은 계속 평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로 간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 그런 일환에서 친서 교환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나름의 분석을 전했다.
청와대를 강하게 비난한 김여정의 담화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남북관계에서 두 사람의 역할이 분리돼 있다는 얘기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군사훈련 부분에 대해서는 쐐기를 박고 가야하는데 김여정이 그런 역할을 했고, 김 위원장은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남북관계에 좋은 신호를 보낸 건 맞지만 당장 뭔가가 된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향후 코로나를 통한 보건협력 같은 부분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화답의 성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의 군사훈련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도 김여정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겠지만, 김 위원장은 그것과는 별개로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관련 위로 친서를 보냄으로써 남북 대화와 협력의 점진적 재개 의사를 비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만약 한국정부가 머지않아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는데 성공한다면 북한은 한국으로부터 북한에게 매우 절실한 보건의료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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