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대중화가 될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 인하는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시각에도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이 파나소닉과 손잡고 세운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로 성공한 테슬라에서 영감을 얻어 배터리 투자만이 살길로 보고 제휴업체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야심차게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인 울티움(Ultium)으로 테슬라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을 상대할 자신감을 내비쳤다.
GM은 지난해 12월에 한국 LG화학과 합의한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 합작 벤처를 통해 코발트 함유량이 줄어든 배터리 전지 가격이 kWh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은 내년에 10개 차종을 포함해 2023년까지 22개 전기차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GM은 거느리고 있는 주요 브랜드인 쉐보레와 캐딜락, GMC, 뷰익이 앞으로 5년내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군용차량으로 처음 선보였다가 민수용으로도 판매돼 인기를 끌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단종됐던 험머도 GMC 브랜드로 연말부터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트럭 형태로 부활할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배터리 업체와의 제휴는 계속해서 활발하게 이어져왔다. 지난해 폭스바겐이 테슬라 출신 직원들이 창업한 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인 노스볼트와 합작 벤처를 통해 독일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올해들어서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석유개발업체 토탈 계열사인 배터리 전문업체 SAFT와 앞으로 10년간 5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일본 도요타도 파나소식과 합작 벤처에 합의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남삭소니주에서 제조해온 내연기관차 엔진을 대체할 품목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결정했다.
GM도 지난해 가을 오하이오 조립 공장 가동 중단을 하는 대신 그 자리에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폐쇄 여파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었다.
저널은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와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CEO 모두 수익성과 자본 배분에 주력하고 있는 총수들이라는 점이라고 주목했다.
두 사람 모두 공급망을 더 조종할 수록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이것이 수익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구입 매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은 아직 기존의 동아시아 기업들조차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가총액이 급상승한 테슬라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질문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입할 준비가 돼있냐가 아닌 자동차업체들이 제조할 준비가 돼있냐로 업계에서 한물 간것으로 여겼던 ‘수직적 통합’을 다시 도입하는 것 만이 현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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