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모금·봉사·앱개발..코로나 극복에 '두 팔 걷은' 대학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9 18:55

수정 2020.03.09 18:55

부산 동서대에서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대학 측의 격리 등 관리를 받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전달할 '사랑의 생필품 박스'를 만들고 있다. 총학생회는 마스크, 음료수, 과일, 과자, 라면 등이 담긴 박스 80여개를 제작해 전달했다. 뉴시스
부산 동서대에서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대학 측의 격리 등 관리를 받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전달할 '사랑의 생필품 박스'를 만들고 있다. 총학생회는 마스크, 음료수, 과일, 과자, 라면 등이 담긴 박스 80여개를 제작해 전달했다. 뉴시스
인천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코로나 닥터' 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앱은 지도 하나에 확진자 위치 정보는 물론, 지역별 선별진료소와 격리 병원 등이 표시되어 있으며 특히 특정 확진자의 이동경로등 코로나19 관련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뉴시스
인천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코로나 닥터' 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앱은 지도 하나에 확진자 위치 정보는 물론, 지역별 선별진료소와 격리 병원 등이 표시되어 있으며 특히 특정 확진자의 이동경로등 코로나19 관련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나눠줄 마스크, 손소독제, 자가진단기 등이 담긴 '비상 키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나눠줄 마스크, 손소독제, 자가진단기 등이 담긴 '비상 키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각계 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도 다방면으로 동참하고 있다. 개강이 연기된 대학가에서는 대학생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대구·경북 지역을 돕기 위해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펼치는가 하면 코로나19 확진자 위치 또는 마스크 재고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경희대, 대학가 '코로나19 기부' 첫 시작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자발적 모금활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학교는 경희대다.

경희대는 18학번 재학생 문수현(경영학부), 박민희(국어국문), 송유빈(언론정보)씨가 지난달 26일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모금 활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대학 차원에서 모금한 소식은 못 들었는데 우리 학교가 앞장서면 좋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 같은 모금활동을 기획했다.


모금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입금과 기부내역을 공개하고, 최종 금액에 따라 기부처와 기부 방법은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부금은 재학생·졸업생 1500여명이 참여해 약 4672만원이 모였고, 1차 모금액 100만원은 '경희대 학생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27일 대구동산병원에 전달됐다. 이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대한적십자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지부, 전국재해구호협회에도 기부금 1000만원씩 지원했다. 학생들은 또 코로나19 확진 중증도 환자들을 치료중인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에도 나머지 기부금을 모두 전달했다.

■대학들 기부에 동참.."물품기부에 집중"

경희대 학생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숙명여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숭실대, 건국대, 서울대, 삼육대 등 다른 대학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숙명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달 28일 모금을 시작해 지난 6일까지 8일 동안 3019명이 참여해 7838만원을 모았다. 이 가운데 5000만원은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나머지 2838만원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숙명여자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이라는 기부자명으로 기부했다. 숙명여대에서 모금을 최초로 제안한 한국어문학부 18학번 전신영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과 현장에서 감염의 위험을 안고 애쓰고 계신 모든 의료진 및 봉사자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려대도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고려대학교 학우 기부금 조성 태스크포스팀'이 모금활동을 진행해 759명이 참여해 2242만원을 모았다. 이번 모금활동을 진행한 고려대 미디어학부 재학생 이수연, 오민영, 구채린, 신세희씨는 "대구지역 의료기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마스크 등 물품이라는 것이 공통의 의견으로, 기부금 전달 대신 마스크 직접 수입 등을 고려했으나 기부 일자가 너무 늦춰질 것을 우려해 일회용 비닐 가운 물품 기부와 일부 현금 기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고현황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또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마스크 제품의 재고와 판매 장소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이어지고 있다. 또 웹사이트로 확진자가 방문한 지역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개발됐다.

지난달 2일 고려대 재학생 김준태, 박지환, 이인우, 최주원씨는 자신의 위치를 기반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웹사이트 '코로나 알리미'를 개발했다. '코로나 알리미'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비롯해 목적지 검색을 통해 자신이 이동하는 경로 상 확진자가 다녀간 경로가 있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또 가까운 질병관리본부 선별 진료소 위치 및 전화번호 등도 제공해 왔다. 이들은 "사이트에 들어오신다고 해서 저희에게 수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그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제작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이트는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홍보된 지 하루만에 접속자 수가 너무 많아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후 이들 학생들은 프로그래머 이두희씨(37)와 함께 마스크 재고 여부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웹사이트를 런칭했다.
'마스크 알리미'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사용자가 지정하는 위치 인근 편의점(CU, GS25)에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다. 재고는 '요기요'를 통해 10분 간격으로 업데이트 된다.


이들 학생들은 "현재 편의점이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서 제외되면서 재고가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편의점에 재고가 보급되기 시작한다면 유용하게 사이트가 쓰일 것 같다"며 "향후 약국, 마트 위치 정보를 업데이트 할 계획으로, 많은 분들에게 조금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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