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일본 승무원 등은 예정대로 정규직 전환
이들 승무원들은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동방항공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해 입사한 일본과 이탈리아 국적 승무원에 대해선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동방항공은 지난 9일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 73명에게 이달 1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중 노선이 타격을 입어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을 더 이상 고용할 수 없다는 게 동방항공이 이들에게 밝힌 계약 해지 이유로 알려졌다.
이들 승무원은 지난 2018년 3월 12일 입사(14기)해 정규직 전환을 사흘 앞두고 있었다. 동방항공은 그간 신입 승무원을 채용,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한 뒤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왔다. 실제 같은 해 채용된 이탈리아나 일본 등 다른 외국 국적 승무원은 12일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동방항공의 한국인 승무원 해고 통보가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코리아 포비아로 인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동방항공 측은 해당 승무원에게 개별 연락해 기존 퇴직금 외에 2개월분 급여를 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하겠다며 퇴직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이들 승무원들은 개별 퇴직 합의를 거부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려 무효확인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사업주가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를 여러 차례 줬다면 갱신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사안으로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해고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동방항공은 앞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월 6일부터 역 2개월 동안 한국인 승무원 206명에 대해 기본급을 지급하는 휴직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중국 동방항공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첫 발생한 이후 지난 1월초부터 한국인 승무원을 우한 등 중국 국내 노선에 집중 투입하기도 했다. 당시 승무원들은 사측이 외국인 승무원 중 한국인만 중국 국내선 근무에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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