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3일째 잠잠하던 부산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틀간 연이어 5명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중 네 명은 대구나 경남, 경기 심지어 유럽에서 유입된 경우다.
부산시는 12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지역의 추가 확진자는 2명이며, 타 지역에서 전원 온 환자 2명을 포함해 모두 68명의 환자가 각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인원은 모두 7명이다. △5번 △13번 △17번 △31번 △33번 △68번 △73번 등 7명은 호흡기 증상 등을 보이지 않아 두 번의 검사를 통해 완치 소견을 받고 이날 퇴원한다.
이로써 현재까지 완치자는 모두 35명으로 늘었다.
전날에는 이탈리아를 방문한 20대 남성(91번)이 확진자로 나타나면서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날 시는 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탈리아보단 스페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시에 따르면 91번은 2월 9일부터 18일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했으며 2월 18일부터 3월 3일까지는 스페인에서 배낭여행을 했다. 그러다 3일 마드리드를 출발해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시 안병선 건강정책과 과장은 “잠복기 등을 고려했을 때 91번의 감염경로는 이탈리아보다는 스페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행 중 여러 명이 함께 쓰는 유스호스텔을 주로 이용하면서 어느 공간에서 어떻게 감염이 됐는지 특정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날 시가 밝힌 입국 후 외부 활동이 별로 없다는 설명과는 달리 이날 발표된 91번에 대한 입국 후 이동동선에 따르면 91번은 백화점, 서점 등을 다니며 다중이용시설을 다수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후 그는 증상이 발현된 8일 교보문고와 NC백화점을 방문했고, 9일에는 지하철을 타고 스타벅스 커피숍을 찾기도 했다. 그러다 10일이 돼서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11일 이송됐다.
시민들은 확진자가 많아 우려가 컸던 이탈리아를 다녀온 것도 모자라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도 지역의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이 남성에 대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90번은 경남 72번과 가까운 지인 사이로, 지난 2월 19일 부산을 방문한 72번과 하루를 같이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72번의 감염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93번은 대구에 거주하면서 구직 등의 이유로 지난달 23일 부산을 찾았다가 며칠 전 호흡기 증상을 보여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시는 93번의 이동동선에 대해 불분명한 것이 많다며 상세한 역학조사 이후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의 가족은 신천지가 맞지만,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94번은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을 두고 일하다 최근 부산으로 출장을 내려와 증상이 나타나 선별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이에 따라 최근 확진자 다섯 명 가운데 90번은 경남에서, 91번은 유럽, 93번은 대구, 94번은 서울·경기에서 유입된 감염원으로 나타나 이를 볼 때, 지역 내 2차 감염보다는 외부에서 유입된 발병률이 더 높아진 실정이다.
시는 콜센터에서의 코로나19 집단 발병에 대한 확산방지 대응을 펼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 콜센터 종사자 발병 사례는 없다”면서 “구로 사태부터 대구에 이르기까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높은 긴장감 속에서 되도록 차분하게 업무에 대응하고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는 연일 각 콜센터를 찾아 방역 상태와 개인위생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 안 과장은 “서울 같은 경우에도 환자가 발생했다가 수면 아래로 잠시 꺼졌다가 디시 콜센터를 통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듯이 부산에서 그러한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어디서 어떻게 소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지역 내 공적 배급된 마스크는 38반 950장이며, 배부장소 약국은 15개가 줄었다. 시는 공항, 역사의 약국에서 전산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고 업주가 판매를 희망하지 않으면서 판매 약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밤새 부산 지역의 의심환자 검사는 430회이며, 자가격리자는 202명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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