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수 감소해야 매도세 진정
정책 공조에 다음주 둔화 전망도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꾸준히 팔아치우면서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엑소더스'가 진정되기 위해선 우선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감소해야 할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각국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매도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공조에 다음주 둔화 전망도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8조994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6312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9조6253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14거래일간 단 하루(3월 4일)를 제외하고 쉼없이 매도세를 이어오면서 약 10조원을 팔아치운 셈이다. '투매'에 가까운 순매도 공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 1800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기 위해선 일단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속도가 완화돼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이라도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거나 주요국 정부나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기반해서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는 시그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한달 정도 지나면서 신규 확진자수가 감소했는데 그런 모습이 나타난다면 공포가 완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에 힘입어 당장 다음주부터 매도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FOMC의 추가 금리인하 등 재정정책이 구체화되면 매도 강도는 둔화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달러 약세로 가게 되는데 외국인이 원화가 추가적으로 약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면 더 이상 팔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원화 약세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 돼왔다는 설명이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화가 강세일수록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보다는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더 큰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체에 위험자산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며 "외국인이 돌아오기 위해선 글로벌 주식시장 침체 본질이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기는 코로나19 종식과 무관하다고 본다"며 "그보다는 실물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종식돼야 하고, 그 경우 글로벌 투자자본에 대한 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단기 현상에 대해 큰 기대를 갖기보다는 조금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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