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찜통에 찌는 방식으로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찜통 열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없애면서도 마스크의 필터 기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최근 인터넷 과학 커뮤니티인 생물학정보연구센터 브릭(BRIC)에 올린 글에서 수증기로 마스크를 살균한 결과 미세입자 차단 효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섭씨 100도 20분간 찜통으로 찌면 바이러스 사멸
박 교수는 지난 신종플루 때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결과 60도, 80% 습도에서 마스크를 30분간 처리 후 건조하는 과정을 3회 반복한 후에도 마스크의 미세입자 차단 효율이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반 가정에서 적용하면 섭씨 100도 찜통의 수증기로 20분이면 마스크의 기능 상실 없이 바이러스가 사멸할 것이라고 전했다.
즉 열로 인해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충분히 변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세포와 결합해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 단백질이 변형되면 숙주와의 결합이 불가능해 감염력을 잃는다. 박 교수는 일회용 마스크를 2~3회 가량 찜통 살균 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단백질 상동성이 유사한 사스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열에 취약해 섭씨 60도에 30분간 노출되면 사멸된다.
◇전자레인지 살균력 우수하나 화재 위험성 '비추천'
전자레인지를 활용한 방법은 짧은 시간동안 우수한 살균 능력을 보였으나 마스크에 포함된 금속조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추천하지 않았다. 그밖에 인터넷에서 알려진 다른 마스크 재사용에 관한 방법들도 고려했으나 재사용은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실험은 일회용 마스크에 해당된다. 박 교수는 "면 마스크는 각각 면의 재질이 다를 수 있고 나일론 재질의 실이 사용됐을 때 고온에 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지금 마스크가 문제가 되고 있고, 지금 일회용으로만 쓸 수가 없어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작성했다"며 "기존 연구 논문이나 과학적인 이론등을 바탕으로 쉽게 풀어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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