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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세계경제 침체 이미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2:07

수정 2020.03.16 12:07

[파이낸셜뉴스]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유명 이코노미스트들이 경고했다.

IMF를 비롯해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여전히 경제 전망을 낙관하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IMF 족쇄에서 풀린 이들 저명 이코노미스트는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책마련을 서두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4명의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은 공중보건이 정책 최우선이 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과 가계 보호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보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는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사악한 칵테일이 만들어지고 있다"며서 "중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감안할 때 유럽과 미국이 어떻게 심각한 침체를 겪지 않을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피터슨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인 올리비에 블랑샤드는 세계 경제가 올해 내내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반기 성장세 역시 코로나19가 언제 정점을 찍는지 여부에 좌우되겠지만 아마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1년 내내 마이너스 성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같은 상황이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에서 물러난 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도 지냈던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경제 충격의 강도가 당국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확산이 지속된다면 경제 충격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2차 충격을 특히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이 경제를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뒤에 대규모 감원과 이에따른 수요 추가 감소, 장기 신뢰감 저하 등이 경제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잠 교수는 "기업 도산을 비롯한 이같은 충격들은 첫번째 충격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1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대응들이 동원되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따라서 2차 충격은 아직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IMF가 정의하는 세계 경제 침체는 연 성장률이 2.5%를 밑도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인 세계 경제 성장률 3.5~4%에 비해 1~1.5%포인트 낮을 때 이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이들 이코노미스트 4명은 이 정의가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경기침체 조건이 충족되고 있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각국에 과감한 정책대응을 제안하는 점도 같다.

옵스펠드, 라잔 교수는 취약한 가계 지원을 위한 현금 지원을 방안으로 제시했고, 블랑샤드 교수는 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비롯한 재정정책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 4명 외에도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지낸 비토 콘스탄치오는 "수요 부족과 공급망 혼란으로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면서 레저, 여행, 관광, 운송, 에너지, 금융 부문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은행들이 위험회피에 나서고 채권시장 자금이 마르면서 신용경색이 빚어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보다는 2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지만 침체의 골은 깊어서 2009년 1·4분기 기록했던 3.2% 마이너스 성장도 각오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다트머스칼리지의 대니 블랜치플라워 교수는 미국에서 코로나19 검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소비자 신뢰도가 붕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각국 정책담당자들과 IMF는 여전히 낙관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영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코로나19가 그저 '주요 충격' 요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반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면서 정책대응을 통해 지금 상황이 주요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면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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