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미국도 첫 인체 실험을 시작했다. 미중 양국이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다만 실제 시중에서 유통되려면 수개월에서 수십 개월은 기다려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천웨이 중국공정원 원사겸 군사의학연구원의 연구원이 이끄는 중국군 연구진은 백신 설계와 재조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조건 아래의 생산, 백신의 품질 평가를 마쳤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중국 내에서 본격화되던 지난 1월말 발원지인 우한에 도착한 이후 지역의 제약회사와 함께 백신 개발에 매달려왔다.
천 소장은 “백신이 국제 규범과 국내 법규에 따라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품질을 통제할 수 있다”면서 “대규모 생산할 수 있는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NH) 산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와 제약사 모더나 세러퓨틱스가 공동으로 지난 16일(현지 시각) 시애틀의 카이저 퍼머넌트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을 인체에 주사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지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이다. 이를 위해 독물실험도 생략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장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찾는 것이 긴급한 공중보건의 우선과제”라며 “기록적인 속도로 시작된 이번 임상 1상시험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인체 실험이 시작했다고 발표한 지 19시간 만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첫 백신의 임상 시험을 승인한 것을 공개했다"면서 “두 나라는 백신 개발 경쟁에서 대등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이들 두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국책과제사업에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중국 푸싱약업은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캐나다 웨스턴 대학의 에릭 아츠 박사팀은 한국의 바이오기업 스마젠과 함께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의 임상시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치료제 임상시험이 53건, 백신 임상시험은 3건 추진 중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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