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국립극단, LG아트센터 해외 공연 줄취소...4월도 코로나에 갇힌 문화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8 17:03

수정 2020.03.18 17:03

명동예술극장 외관 /사진=fnDB
명동예술극장 외관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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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4월 해외 초청공연이 잇따라 취소됐다. 국공립 문화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의 상반기 공연도 모두 취소됐고, 예술의전당은 4월에도 비상운영체제를 이어간다.

■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해외 초청 공연 취소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국립극단은 지난 2월 70주년 기념 연극 ‘화전가’ 취소에 이어 오늘(18일) 70주년 기념 해외 초청 공연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바흐탄고프극장의 ‘바냐 삼촌’은 오는 5월 28~30일, 영국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6월 2~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각국의 이동 억제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일정 변동의 위험성을 방지하고 공연단 및 스태프의 안전을 기하기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

특히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경우, 미국, 한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투어 일정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세 나라의 공연 일정이 도미노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양측은 공연을 취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바흐탄고프극장의 ‘바냐 삼촌’ 또한, 최근 러시아-한국 간 항공편이 축소되고 러시아 정부가 한국으로의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가운데 화물 운송 일정 차질, 공연단 감염 우려 등 여러 위험성을 고려해 양측이 공연 취소에 합의했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70주년을 맞아 국내 프로덕션 작품과 더불어 우수한 해외 작품 2편을 국내 관객에 소개하여 기념비적인 한 해를 만들어갈 계획이었다. 안타깝지만 현 시점에 안전한 해외 초청 공연을 담보할 수 없어 어렵게 취소를 결정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잦아들어 공연예술계가 활기를 찾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4월 3일부터 한 달 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파우스트 엔딩’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예술단체의 기획공연 취소 또는 연기’ 권고가 4월 5일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개막 시점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 LG아트센터, 밀로 라우 연극, 에이프만 발레단 공연 취소

LG아트센터는 4월 1~3일 밀로 라우 연출의 ‘반복-연극의 역사’와 5월에 공연 예정이었던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안나 카레니나’ 공연을 취소했다.

에이프만 발레단은 이번에 서울을 포함해 대구, 울산, 부산 투어를 예정했었다. 하지만 한국의 불안한 상황이 향후 몇달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러시아 정부의 한국 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한국 투어 후 2주간의 격리 조치를 가질 경우 자국 및 해외 투어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발레단의 상황을 고려, 한국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

LG아트센터는 올해 주목할 해외 공연을 다수 라인업에 올려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4-5월 공연이 하나둘씩 취소되면서 향후 공연도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서울시극단, 상반기 정기공연 모두 취소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의 4월 공연도 취소됐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이소연 작, 김정 연출의 ‘최후의 마녀가 우리의 생을 먹고 자라날 것이며’와 신해연 작, 김광보 연출의 ‘악어시’는 3월 진행될 연습 과정 중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렵게 취소를 결정했다.

이어 4월 17일 개막예정이던 상반기 정기공연 구자혜 작, 연출의 ‘로드킬 언더씨어터’도 코로나19 여파에 결국 취소가 결정되면서 서울시극단의 상반기 공연은 모두 취소된 상태다.

■ 예술의전당, 4월에도 비상운영체제 유지

예술의전당은 4월에도 기존의 축소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예당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로 3월 예정되었던 자체 기획공연과 전시 행사 및 교육 강좌 등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살피며 정상화 시점을 고심했으나, 4월에도 비상운영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먼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2일까지로 예정된 ‘교향악축제’가 7월로 연기된다. 1989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로 교향약축제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전국 17개 교향악단을 비롯해 1개 해외 단체를 초청해 무대를 빛낼 계획이었다.

오페라하우스는 4월 둘째 주까지 1건의 공연도 없이 공연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다.
음악당의 경우에도 3월에는 전체 공연의 92%가 취소됐으며, 4월 콘서트홀 공연 26건 중 17건이 취소돼 현재까지 65%의 공연이 취소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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