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성매매를 할 여성을 찾는 남성들에게 여성인 것 처럼 속여 온라인 채팅을 하고, 사이트 이용대금을 끊게하는 수법으로 '70억대 가짜 성매매 사이트' 운영을 도운 20대 남성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A씨의 친구 B(23)씨와 C(23)씨에게는 각각 징역1년8개월을 선고했다.
A씨의 아버지 D씨 등은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를 개설 및 운영했지만, 여성회원을 전혀 모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D씨 등은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에게 여성회원인 것처럼 채팅을 하고 30~50만원 상당의 채팅이용권을 결제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비용을 대포통장으로 받아 자금을 세탁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D씨 일당은 인도네시아, 한국에 사무실을 만들고 가족,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사람들을 직원으로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D씨의 아들 A씨, A씨의 친구인 B씨와 C씨도 입사해 범행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씨를 포함한 D씨 일당은 2018년 1월~2019년 8월 867회에 걸쳐 189만건의 광고 메시지를 보내고, 이를 보고 들어온 다수의 남성들로 부터 약 71억 136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약 7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며 "기망의 방식이 은밀하고 사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형태로 이뤄져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밝히는 것을 꺼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범행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주범 D씨의 아들로서 친구들이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해 범죄자가 되도록 했으며, 어떤 형태로던 D씨가 취득한 범죄수익을 향유할 가능성이 높다"며 "B씨와 C씨는 단순 가담자이고 사기 범행에 가담한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 B, C씨에게 적용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주범 D씨의 아들로 모든 행위를 인식하고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부자관계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상 죄책을 묻기 어렵다"며 "A, B, C씨의 행위는 D씨의 지시에 의한 기계적인 행위로 보이며, 공동정범이라는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 등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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