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함께 바닥에 뒹구는 마이크…
관리자 없어서 위생관리 되지 않아
관리자 없어서 위생관리 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무인 코인노래방이 관리자도 없이 사실상 방치되면서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이용자가 노래를 부를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침이 튈 가능성이 높은데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노래방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서울시와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고 있다. 관내에 운영 중인 코인노래방 658곳을 대상으로 일시 휴업을 권고하고 방역물품을 배부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관리자 없이 텅 빈 무인 노래방
노래방이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좁은 공간에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또 노래를 부르는 동안 마스크를 쓸 수 없어서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노래방 업주 대다수는 이를 고려해 지자체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영업을 중지하기는 어렵지만 소독제를 뿌리는 등 위생만큼은 신경 쓰고 있다는 업주가 상당수다.
문제는 무인 코인노래방이다. 코인노래방은 각 방마다 결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서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이크를 충전기에 꽂아놓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안내문을 붙이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대처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부 무인 코인노래방은 마이크 소독기가 갖춰져 있었지만 이마저도 없는 업소가 적지 않다.
한 업소에선 언제 커버를 씌였는지 알 수도 없는 마이크가 쓰레기와 함께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이 업주는 전화 통화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끊겨서 인력을 배치할 여력이 없다"며 "특별히 감염을 대처하고 있지는 않다. 하루 한 번 시간 내서 청소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무인 시설 가는 건 불안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인 코인노래방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 신촌의 한 노래방 앞에서 만난 20대 최모씨는 "무인으로 운영되면 청소가 잘 안 되지 않나"라며 "밀폐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이 튀긴 침도 안 닦여 있을 거 같다. 확진자가 다녀가기라도 하면 큰일 날 듯하다"고 말했다.
20대 이모씨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긴 하지만 무인시설은 가지 않는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 관리가 되지 않는 곳을 가기는 불안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나가고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방역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전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에 방역주기와 방식 등을 보완해서 지침으로 삼고 있다"며 "현재 점검을 통해 확인한 결과 관내 코인노래방 658곳 중 56곳은 일시 휴업하고, 528곳은 방역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17일부터 손소독제와 뿌리는 살균제 등 방역물품을 배부하고 있다. 이번 주 중으로 모든 노래방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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