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쥔채 군소정당만 택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출범했지만 안팎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연합정당 플랫폼으로 '시민을 위하여'를 선택하고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인권당 등 신생 원외정당과 손잡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협상 과정에서 연합정당 플랫폼인 '정치개혁연합'과 미래당, 녹색당, 민중당을 끌어안지 못하며 사실상 위성정당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생정당만 선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무늬만' 비례연합정당
정개련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연합정당 협상과정을 공개하며, 양 원장의 개입으로 민주당과의 결합이 틀어졌다고 주장했다. 정개련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정치원로들이 주축이 된 단체로, 하승수 정개련 집행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양 원장이 원로들을 배제하려고 치졸한 정치공작극을 벌였다"고 맹비난했다.
하 위원장은 "양 원장이 민주당으로부터 협상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정개련과 시민을 위하여가 17일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 위원장은 시민을 위하여는 친문·친조국 성향으로 분류돼 있어 통합하기에 많은 부담과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후 양 원장이 17일 오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결국 연합정당 구성을 앞세워 사실상 민주당 입맛대로 꾸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거대 정당의 독주를 막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명분으로 전당원 투표를 거쳐 연합정당 참여 입장을 정했지만 함께한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평화인권당 등은 급조된 신생정당으로 일반 국민에게는 생소한 정당이라는 지적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군소 정당들만 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시민당에 참여하는 세력 중 특정 군소정당 대표의 성추행 이력까지 뒤늦게 드러나면서 도덕성마저 도마위에 올랐다.
■이낙연 "현 전개 몹시 민망해"
여권내부에서도 비례연합정당 출범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현재의 전개가 몹시 민망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연동형 비례제는 초기부터 심한 진통을 동반했다. 지금도 그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정치개혁연합'이 아닌 '시민을 위하여'와 함께 플랫폼 정당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아름답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을 오랫동안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신 시민사회 원로들께 서운함을 안겨드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또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민주당 주도의 창당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제 태도가 일관됐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 점에 대해서는 몹시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ju0@fnnews.com 김주영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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