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윤다혜 기자 = 4·15 총선이 26일 남은 가운데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노원병에도 서서히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역구 '수성'에 나서는 현역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세대교체'를 내세운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다시 한번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노원병은 1980년대 지어진 주공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다. 재개발 이슈보다는 주차난이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단지 내 주차장은 대부분 지상에만 있어 주차난이 심각하다.
경기 남양주시 이전이 확정된 창동 차량기지 부지 개발 문제도 현안이다. 노원구청의 개발 의지가 강한 만큼 국회의원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왕십리역과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 사업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구의원과 서울시의원, 민선 5기·6기 노원구청장을 거쳐 지난 2018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노원에서만 20년 가까이 정치 활동을 해온 '지역 일꾼'이다.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주민들과 유대감, 친밀감도 높고 본인도 노원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당 대표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원내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린뉴딜위원장을 맡아 친환경 에너지 부문 공약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상계초등학교 인근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는 '상계동의 미래와 행복 더 열심히 챙기겠습니다' '더 겸손하게 더 정의롭게 더 행복하게'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재선에 성공해 안정감 있게 지역 현안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첫 출근인사가 예정된 19일, 김 의원은 수락산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일정을 취소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마련된 산불현황 게시판을 체크하고, 마지막 잔불 진화작업에는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현역 '일꾼' 다운 일상이다.
맞대결 상대는 재·보선에서 대결한 이 최고위원이다.
이 최고위원은 노원병에서만 세 번째 출마, 김 의원과는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2018년 재보선에서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27.23%의 득표율로 김 의원(56.43%)에게 패했다.
노원병은 17~20대 총선과 두 번의 재·보궐 선거에서 18대를 제외하면 모두 여권에서 승리했다. 통합당으로서는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이 최고위원 캠프는 마들역 인근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 '고향 상계동에 세 번째 출마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재·보선은 탄핵 이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했던 이 최고위원에게 불리한 환경이었지만 이번 총선은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정해진 일정보다는 수시로 지역구 곳곳을 돌고 있다.
노원병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뿐만 아니라 민생당과 정의당, 민중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해 출사표를 던진 인물도 있다. 사실상 보수진영 예비후보는 이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범여권 표가 분산될 수도 있다.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아직까지는 지지하는 후보를 정하지 못한 채 지켜보는 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듯했다.
후보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면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로 후보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들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선거가)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조금 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지금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쪽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시간을 갖고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단지 내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상인은 "(예비 후보들이) 지나가는 것을 많이 보기는 했다. 가게에 와서 인사도 했다"며 "투표를 할 건데 어차피 공약도 잠깐하고 지키지도 않지 않느냐. 통합당에 마음이 가긴 하지만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은 장점이지만, 통합당 소속이라는 면에서 얼마나 외연 확장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출근을 위해 이동 중이던 30대 여성은 "이준석씨는 방송도 많이 나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속해 있는 당이 마음에 걸린다"며 "원래 민주당 후보를 많이 찍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의원이 구청장을 한 것도 알고 있지만 마음에 와닿는 공약이 없다"고 말했다.
상계신동아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젊은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정치가 시끄러웠지 않느냐. 이제는 젊은 사람이 들어가서 새롭게 해봤으면 좋겠고, 지역 개발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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