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같은 기차인데...머나먼 KTX-SRT 호환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4 07:30

수정 2020.03.24 07:29

KTX 무인 발권기, SRT 시스템 인식하지 못해
동대구역 KTX 무인발권기 화면. fnDB
동대구역 KTX 무인발권기 화면. fnDB
[파이낸셜뉴스] 최근 예정에 없던 대구 방문 일정이 생긴 A씨는 열차표 예매, 발급 과정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평소 기차를 이용할 일이 많이 없는 A씨는 수서고속철(SRT)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동대구행 열차를 예약했다. 볼일을 마치고 인터넷으로 예매해 둔 SRT 티켓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했지만 좌석 번호를 확인할 수 없었다.

A씨는 부랴부랴 동대구역에 있는 무인발권기를 통해 티켓을 발급 받아 좌석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무인발권기가 계속 같은 단계에서 멈춰 티켓 발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계 문제로 생각한 A씨는 역사 반대편에 있는 무인발권기에서도 같은 시도를 여러번 했지만 기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 안내도 받지 못한 A씨는 결국 유인 발급 창구를 통해서야 "SRT는 한국철도(KTX) 역사 무인발권기로 발급받을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예매를 하고도 티켓 발급은 직접 유인창구에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안내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역사에 근무하는 인력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A씨는 이미 발급한 티켓의 좌석을 확인하는데만 30분 가까이를 썼다.

A씨는 "여유있게 역에 도착했기에 망정이지 출발 시간에 맞춰 왔으면 열차를 놓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면서 "시민 입장에선 다 똑같은 기차인데 호환 문제로 기계가 작동이 안되는 점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SRT 개통이 4년차를 맞았지만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 간 연동 문제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또 KTX 주요 역사에 있는 무인 발권기가 SRT 시스템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두 기관 시스템 호환 부족에 따른 불편도 나온다.

A씨의 사례는 SRT 내부 시스템 문제에 더해 SRT 개통 당시부터 불거진 KTX-SRT 호환 과정의 문제가 겹친 것이다. SRT 홈페이지에 등록된 승차 정보가 KTX 역사 무인발권기에 전송되는 시스템이 없어서다.

이와 관련 SR 관계자는 "지난해 1년 동안 있었던 고객민원 1만5000여건 중 자동발매기 관련 민원은 11건에 불과했다"며 "그중 인터넷 예약과 자동발매기 교차 건은 단 1건"이라고 말했다. 평소 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이 아닌 A씨와 같은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기관은 아직 설날, 추석 등 명절이면 귀성열차 예매 절차에 혼선을 빚고 있다. 두 개 회사가 새해 연휴 철도 예매와 관련해 접수일도 다르고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현재 KTX 앱인 코레일톡과 SRT 공식 앱에서 환승열차 검색은 가능해졌지만 SRT가 정차하지 않는 KTX역에서 수서 방향으로 가려면 공용구간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KTX와 SRT 두개 회사의 기차가 모두 정차하고 있는 역은 종착역을 빼면 천안아산역, 오송역, 대전역, 김천(구미)역, 동대구역, 신경주역, 울산역,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송정역, 나주역 등 12곳이다.
현재 KTX 정차역은 약 50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