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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회사채 매입 결정…규모는 국채·MBS 포함 무제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4 08:51

수정 2020.03.24 08:51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마침내 회사채 매입을 결정했다. 신규 발행, 기존 발행 회사채를 모두 사들이기로 했다.

또 국채 5000억달러어치 이상, 주택저당증권(MBS) 2000억달러어치 이상으로 정했던 물량 제한도 없앴다. 회사채, 국채, MBS 모두 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만큼 무제한 매입키로 했다.

본격적인 4번째 양적완화(QE4)가 시작된 것이다.


연준은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준이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파격적인 연준 행보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가 연준의 파격 조처에 빛이 바랬다. 지금 당장 필요한 2조달러 경기부양책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사상최초 회사채 매입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또 다시 파격적인 대규모 통화정책을 내놨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주저했던 회사채 매입을 마침내 결정한 것이다.

회사채 매입은 2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된다.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투자등급 대기업들이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연준이 대기업들에 최대 4년 동안 브리지 파이낸싱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기업들은 자금이 확보될 때까지 브리지 파이낸싱을 활용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최대 6개월까지 원리금 상환이 유예된다.

대신 연준에 브리지 파이낸싱을 신청하면 자사주 매입과 배당지급이 금지된다.

연준은 브리지 파애낸싱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들 대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를 인수하게 된다.

연준은 신규 발행 회사채 매입 외에도 기존에 발행된 회사채를 2차 시장에서 사들이는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유동성, 무제한 공급
15일 전격적인 1%포인트 금리인하와 함께 사실상의 QE4인 채권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국채 최소 5000억달러어치, MBS 최소 2000억달러어치' 매수를 결정하며 이는 결코 QE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은 23일 이같은 물량제한도 풀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무제한 매입을 선언했다.

연준의 국채·MBS 매입 발표에도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다 약속한 규모를 이미 상당분 채워넣은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미 20일 현재 계획했던 국채 매입의 절반을 채웠고, 패니메·프레디맥이 발행한 MBS 매입 계획물량의 3분의1을 소진했다.

연준은 이날 규모 상한을 없애고 필요한 만큼 사들일 것임을 시사했다.

"모든 정책 검토"
연준은 또 금융위기 기간 도입했던 학자금 대출·신용카드 대출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가증권을 사들이고, 중소기업청(SBA)을 통해 중소기업들에 대출된 자금을 담보로 발행한 유가증권을 매입하는 기간제 자산유동화증권(TALF) 매입 프로그램도 재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인 지방채 매입과 상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연준이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이른바 '메인 스트리트 기업 대출 프로그램(MSBLP)'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루톨드그룹의 수석 시장전략가 짐 폴슨은 연준의 이날 정책발표는 "연준표 충격과 공포 전략"이라면서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 문제 일부를 완화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폴슨은 이날 연준의 결정은 이제 연준이 금융시장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즈호 뉴욕의 투자등급 채권발행 부문 책임자 짐 셰퍼드도 "연준의 정책은 거대한 규모"라면서 "이는 바주카이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지금껏 발표된 정책들은 좋기는 했지만 충분히 나아가지 못했다"면서 "이번 정책은 충분할 정도로 앞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역사적인 연준 행보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뉴욕증시가 3% 하락하고, 유럽증시도 4%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상원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조달러 경기부양안을 다시 부결시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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