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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냥의 시간' 이중계약인가, 허위주장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4 09:46

수정 2020.03.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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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단독 공개와 관련 해외배급대행사와 갈등
[서울=뉴시스]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03.23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03.23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영화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가 이 영화의 해외배급대행사이자 투자배급사 뉴(NEW)의 자회사인 콘텐츠 판다의 ‘이중계약 주장’에 대해 “허위”라며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개봉 여파로 극장 개봉하지 않고 넷플릭스로 단독 공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와 이 영화의 해외배급대행사인 콘텐츠 판다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리틀빅픽쳐스가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알리자 콘텐츠판다는 “이중계약에 유감을 표한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리틀빅픽쳐스는 “이중계약 주장은 허위”며 “강력 대응할 것이다. 천재지변 등에 의한 대행계약 해지로 법적 문제가 없으며, 해지 전 사전 논의를 충분히 거쳤다”고 반박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세계 극장이 문을 닫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관객들을 가장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그 과정에서 콘텐츠판다 뿐만 아니라 국내 극장, 투자자들, 제작사, 감독, 배우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찾아가 어렵사리 설득하는 고된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이 양해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만 일관되게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중지할 것만을 요구했다”며 “일반적으로 해외판권판매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계약금 반환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곤 한다. 또한 천재지변 등의 경우 쌍방에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본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무리한 해외판매로 손해를 입을 해외 영화계와 국내외 극장개봉으로 감염위기를 입을지 모를 관람객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중계약? 터무니 없는 사실!

리틀빅픽쳐스의 콘텐츠판다의 이중계약 주장과 관련해 “전혀 터무니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충분한 사전협상을 거친 뒤,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률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해지했다”며 “”넷플릭스와의 계약은 그 이후에 체결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지난 9일부터 콘텐츠판다에 해지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직접 찾아가 대표 및 임직원과 수차례 면담을 가졌고 부탁을 했다. 투자사들과 제작사의 동의를 얻은 이후에도 콘텐츠판다에 손해를 배상할 것을 약속하며 부탁하였지만 (콘텐츠판다가) 거절했고, 부득이하게 법률검토를 거쳐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면서 동시에 투자사라고 밝히며 “리틀빅픽쳐스가 당사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고, 3월 중순 공문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는 이미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틀빅픽쳐스는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사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고, 콘텐츠판다는 오늘(23일)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전세계 스트리밍 공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계약 소식을 최종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가) 지난 9일부터 '넷플릭스와 협상이 잘 안 될 수 있으니 중지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며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통보받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어떠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일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냥의 시간’은 한국영화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 리틀빅픽쳐스는 이는 콘텐츠판다의 공이 아니고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땀 흘려 만들어낸 영화의 성과”라며 “특정회사가 해외배급대행을 맡아서 베를린영화제에 선정된 것이 아니다. 콘텐츠판다는 해외배급 대행사일 뿐 콘텐츠 저작권자가 아니며, 베를린영화제 과정에 필요한 비용은 리틀빅픽처스 쪽에서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 한국영화 신뢰훼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 구해

콘텐츠판다는 이번 계약 해지와 관련해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단순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으며,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리틀빅픽쳐스는 “이번 계약은 세계 극장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영화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 세계 각국의 최선의 개봉시기를 찾아 제3국에 판매하기 위한 기본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불가피한 상황을 콘텐츠판다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사냥의 시간’ 판매계약에 대한 손해를 보상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해외 판매사에 모두 직접 보냈다. 일부 해외수입사의 경우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은 넷플릭스와의 계약 전에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가 해외판매대행사로서 계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점도 거론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쳐스가 계약해지 요청을 하기 전일인 8일까지도 해외세일즈 내역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는 매월 정산내역을 통보해야하는 계약의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통보 받은 콘텐츠판다의 해외세일즈 성과는 약14개국이며, 입금된 금액은 약 2억원으로 전체 제작비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비공식경로로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예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판다의 판매방식과 정산내역에 대해 대행업무를 맡긴 리틀빅픽쳐스 입장에서도 의문점은 많습니다.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끼워팔기’ 또는 ‘덤핑판매’식의 패키지 계약이 행해졌는지도 콘텐츠판다로부터 동의요청이나 통보를 받은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금액의 규모보다도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 한국영화가 수출되고, 국내외 관객들이 안전하게 관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에 결정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리틀빅픽쳐스는 관객과 특히 극장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와 양해에 따른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코로나19로 예정됐던 시사회까지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작은 회사의 존폐도 문제였지만, 자칫 집단감염을 조장할 수 있는 무리한 국내외 배급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리틀빅픽쳐스는 앞으로도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양심적이고 합법적으로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며,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상도 열어놓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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