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세번째 공천결과 무효화에 이어 한 때 무산됐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강경 모드를 켰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네곳의 지역구 공천을 철회한 황 대표는 김 전 대표 영입 여부에 대해 "(영입이) 무산 된 바 없다"며 재추진 여지를 남겼다.
이같은 황 대표의 강수는 최근 일고 있는 당내 리더십 부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김 전 대표 카드를 접을 당시 황 대표 본인이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서울 강남을 전략공천을 뒤집으면서 기강잡기에 나섰다. 공천관리위원회 재정비 무산 이후 설마했던 공천 취소를 이행하면서 황 대표가 목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는 김종인 영입 카드와도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 의문을 갖고 있는 김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작업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종로 선거에 집중하고 있는 황 대표로선 중도층을 공략을 위한 고공 플레이어로 김 전 대표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기 의왕 과천, 경기 화성을, 경북 경주, 부산 금정구 등 4곳의 공천 결과를 무효화하기로 의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민 중심 공천, 이기는 공천이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판단했다"며 공관위에서의 반발에 대해서도 "당헌 당규에 따라 처리했다"고 잘라 말했다.
공관위 결정 이후 최고위가 공천을 철회한 것은 서울 강남을 최홍 전 ING 자산운용 대표, 부산 북 강서을 김원성 최고위원에 이어 세번째다.
황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이후에도 기자들에게 이석연 당 공관위원장 직무대행의 반발에 "법과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말하며 입장 번복 여지가 없음을 알렸다.
김 전 대표 영입에 대해 이날 통합당 선대위 차원에서 언급이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 황 대표는 부인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 영입 움직임에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기 위해선 필요한 모든 세력이 함께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며 지난 번 김 전 대표의 영입 무산과 관련, "무산 된 바 없다. 논의하는 과정 중에 있었다"고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김 전 대표 측은 아직 움직일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당 내 반발도 여전한 데다 황 대표의 리더십도 불안한 상황에서 섣불리 선대위를 맡아봤자 불안정성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통합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스피커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김종인 전 대표"라며 "적어도 수도권 지역에서 중도층 표심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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