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황교안 대표가 주도하는 '공천 뒤집기' 여파로 미래통합당이 선거 막판까지 거센 공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황 대표가 뒤늦게 '친황'(친황교안)계 인사를 대거 심는 공천을 단행하자 당내에선 "사기당한 심정"이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차기 대선출마를 준비 중인 황 대표가 지지율 하락 위기에서 친황 체제 구축을 위해 공천반발을 감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사천' 논란을 의식한듯 "계파가 없고, 외압이 없고, 당대표 사천이 없었던 '3무 공천'이라고 자평했다.
26일 통합당에 따르면 당 최고위가 공천을 번복한 지역은 총 6곳이다. 예상보다 친황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 폭이 커지자 황 대표가 뒤늦게 공천에 개입한 것이다. 당초 공천이 결정된 인사들이 탈락한 대신 상당수가 황 대표 측근들로 채워졌다.
최홍 전 ING자산운용 사장이 공천됐던 강남병은 황 대표가 고교동문인 박진 전 의원이 공천됐다. 부산 북·강서을도 미래를향한전진 4.0(전진당) 출신 김원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하고, 황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읍 의원이 자리를 차지했다.
인천 연수을은 '유승민계' 민현주 전 의원 대신 황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민경욱 의원의 공천이 최종 확정됐다. 공관위가 선거법 위반을 사유로 민 의원의 공천무효를 요청했지만 최고위는 이를 거부했다. 민 의원은 황 대표의 지원으로 두 차례나 공천탈락 위기에서 극적 생환했다.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과천 등 4곳도 공천이 무효화됐다. 이 중 경선지역으로 선정된 경주는 김원길 예비후보가 경선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황 대표 측근인 김석기 의원의 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의 뒤늦은 공천 개입을 두고,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체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종로대전' 패배에 대비해 당에 측근들을 꽂아 입지 축소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초 공천 독립성 보장을 약속했던 황 대표가 공천에 적극 개입하면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인천 연수을 공천이 확정됐다 끝내 탈락하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에게 민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의왕·과천 공천이 취소된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는 법원에 공천취소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옛 새로운보수당 출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의원은 공천갈등에 "참혹한 상황", "사기당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관련, 황 대표는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져왔던 당 대표의 부당한 간섭을 스스로 차단했다"며 "이번 공천은 계파가 없고, 외압이 없고, 당대표 사천이 없었던 '3무 공천'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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