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유경선 기자 = 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이었다가 '태평양원정대'라는 성착취물 공유방을 별도로 꾸린 16세 피의자를 지난달 구속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태평양원정대'를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대화명 '태평양' A씨(16)을 지난달 구속해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태평양'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다만 송치 이후에도 '태평양'과 동일한 대화명을 사용하는 자가 성착취물 등을 유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발견될 경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이 운영한 텔레그램 방에서는 음란물은 수백개에서 수천개가량 올라왔고 피해자 성착취 영상과 성희롱 영상 등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보자들에 의하면 태평양은 원래 박사방의 유료 회원이었다가 박사 등과 분쟁이 생기며 박사방에서 쫓겨나 자신만의 음란물 유포 방을 만들어 운영했다. 태평양이 운영하는 '태평양 원정대'는 유료 회원제는 아니었지만 n번방과 박사방 등으로 유추되는 영상들이 오고 가는 일종의 길드였다.
태평양은 채팅방 참여 실적이 높으면 참여자들에게 하나씩 음란물을 주며 채팅방 규모를 키웠다. 태평양은 회원들에게 금품을 갈취하는 것보다는 후원을 받아 운영한 의혹도 제기된다.
16살인 태평양은 평소 대화방에서 '나는 고등학생'이라며 신분을 밝히고 다닌 정황도 있었다. 태평양이 평소 자신이 고등학생이라고 주장하며 말투도 학생같이 어렸다는 제보자들의 증언도 있다.
태평양은 n번방 피해자들을 이모티콘으로 만들고 성적으로 희화화하며 모욕을 주기도 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n번방 피해자들을 골라서 지속적으로 채팅방에 올리기도 했다. 태평양은 n번방이 지난해 11월 한겨레, 올해 1월 SBS방송 등을 통해 밝혀지자 회원들에게 '와이어로 갈 것'이라며 2월 돌연 잠적했다.
하지만 태평양은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혀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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